할인점들의 가격인하경쟁이 IMF경제위기후 침체의 늪에서 허덕여온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세계 유통기업중 최정상을 달리는 월마트의 공세로 촉발된 가격경쟁은
E마트 등 국내 할인점들이 월마트와의 정면승부를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앞으로도 열기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영업활동을 시작한
월마트는 특유의 EDLP(Everyday Low Price) 전략으로 국내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 가려 하고 있다.

모든 상품을 매일 싼값에 판매하는 EDLP전략은 월마트를 무명의 시골잡화점
에서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로 키워낸 밑거름이자 월마트의 상징처럼 돼 왔다.

이는 국내 유통업체들에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경계대상 1호의 영업전략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월마트가 한국에 상륙한후 줄곧 월마트의 움직임
을 예의주시하며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국내 할인점업계의 선두주자 E마트는 한국유통업계의 자존심을 걸고 더 싼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로 월마트를 누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한국경제신문은 신세계백화점의 황경규 E마트본부장(상무)과 데일
인그램 월마트 홍보이사를 서울과 워싱턴에서 각각 인터뷰, 양측의 향후전략
과 영업방침을 비교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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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인그램 < 월마트 홍보이사 >

-월마트가 한국시장에서 본격영업에 들어간후 유통업체간의 가격파괴경쟁이
확산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의 성과를 어떻게 보는가.

"만족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7월11일)이 불과 한달여전의 일이지만 시장이
매우 역동적이라는 인상을 받고 있다.

창업자인 고 샘 월튼 부부는 75년부터 한국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월마트는 직원들이 모여 체조를 하고 있는데 이것도 월튼 부부가 한국에서
도입한 것이다"

-진출초기부터 한국 유통업체들과 지나치게 "가격전쟁"(Price War)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많은데.

"우리는 타업체들을 의식해 가격을 매기지 않는다.

내릴수 있는한 최대한 내린다는 것이 기본전략이다.

우리는 그저 해야할 도리만 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가지 실천목표를 갖고 있다.

첫째 싼값에 공급한다.

둘째 좋은 물건을 내놓는다.

셋째 소비자들의 구매편의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상황이 예전보다 악화된 시점에서 한국마크로를 인수한 것은
가격이 싸서인가.

"가격이 한국진출을 결정하게 된 배경의 전부는 아니다.

한국이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력, 성장잠재력,
우수한 인력 등 긍정적인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유통업체들과 벌인 가격인하경쟁이 납품업체들에 대한 불공정
거래를 초래할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 각국은 각기 다른 상관행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를 잘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관련법과 규정을 잘 파악하고 이 테두리내에서 영업할 생각이다.

우리는 워싱턴에조차 사무실이 없다.

우리가 불공정거래에 휘말렸으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워싱턴에 사무실
하나쯤은 설치했을 것이다"

-상품조달력이 뛰어난 월마트가 가격경쟁을 위해 한국시장에서도 한국상품
보다 외국상품의 수입, 판매에 주력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가격경쟁력만 갖추고 있다면 한국상품도 얼마든지 구매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월마트에서는 95%이상의 상품을 중국에서 구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 월마트도 대부분의 상품을 한국에서 조달할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만 더 싸고 좋은 상품이 외부에 존재한다면 이를 한국에 못들여올 이유가
없다.

그러나 운송비 관리비 생산원가등을 고려한다면 매장이 있는 나라의 제품
조달이 기본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부인할수 없다"

-투자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

"우리는 이미 한국에 1억8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지금같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2~3년내에 투자금액을 두배로 늘려
6개의 점포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면 모두 10개의 점포를 갖게 된다.

지역은 물론 서울뿐 아니라 한국 전역이 대상이다"

-점포가 10개로도 모자란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성장을 위해 우리는 세가지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첫째 기존점포를 최대한 활용한다.

둘째 이것으로 부족하면 점포를 늘린다.

셋째 이것도 모자랄 경우 다른 점포를 인수한다는 것 등이다"

-한국마크로로부터 인수한 직원들의 고용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 8백50명 정도인데 되도록 월마트 직원의 신분을 유지하도록 할 생각
이다.

다만 월마트식의 재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한국 월마트의 최고책임자는 한국인중에서 뽑고 싶지만 지금까지 월마트
에서 일해본 한국인이 없다.

그래서 한국인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것이다"

-월마트의 성공요인을 한마디로 압축해 말해 달라.

"이른바 EDLP(Everyday Low Price)야말로 월마트의 트레이드마크자 성공의
원동력이다.

소비자들이 세일을 기다리게 하지 말자.

매일 세일가격과 같은 싼값으로 팔자는 것이 창업자의 신념이자 전략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가격파괴가 그것이다"

-EDLP를 실현할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

"소비자가 왕이라는 정신,즉 고객만족의 이념을 철저히 실천에 옮긴 것이다.

우리는 여러나라에 점포를 갖고 있지만 아칸소주에 있는 본사는 시설이나
규모 등 여러 면에서 보잘 것 없다.

불필요한 경비를 최대한 줄여 이를 가격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배달, 첨단정보체계 등 그밖에도 월마트의 저가판매를 뒷받침할수 있었던
요인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유통업체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은 월마트가 8번째로 진출한 나라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가장 많은 매장을 갖고 있고 중국에는 3년전에 진출,
현재 3개의 점포를 열어 놓고 있다.

그러나 점포확장 속도에서는 중국보다 한국이 빠를수도 있다.

한국유통업체들은 좋은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본다.

고객만족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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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연도 : 62년
<>.업태 : 일반할인점(한국에서는 회원제 창고형할인점)
<>.점포수 : 3406(한국 4)
<>.연간매출 : 1천1백79억달러(97년 실적)
<>.가격정책 : 매일 저가(EDLP)
<>.투자계획 : 한국에 2~3년내 총 3억6천만달러 투자. 점포수 10개 달성
<>.강점 : 전세계 상대 글로벌 소싱(상품조달)
<>.관련사업 : 샘스클럽(회원제 창고형할인점)
월마트 슈퍼센터(식품중심 할인점)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 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