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합병파트너 물색에 나섰다.

이 은행은 그동안 외국자본 유치에만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국민은행은 조흥 등 상당수 은행으로부터 "구애"를 받아왔다.

이같은 국민의 방향 전환은 은행합병구도를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4일 "합병을 하지 않고는 배길수 없는 쪽으로 금융
환경이 바뀌고 있다"며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실 은행과의 합병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으며 우량 은행으로
한정해 검토하고 있다"며 "선도은행(리딩뱅크)으로 부상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단골로 거론됐던 외환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으며 조흥은행도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분석결과 주택금융과 도매금융에 각각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는 주택은행이나 장기신용은행과 합병했을 때 시너지(상승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주택은행과 합병하면 직원 수가 2만5천명(국민 1만3천명
주택 1만2천명)으로 늘어난다며 적어도 7천명정도의 인원을 줄여야 하는
문제가 최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합이 이루어질 경우 장기신용은행은 피흡수당할 수 밖에 없어
다소 기피하는 분위기다.

장기은행은 또 조흥으행으로부터도 합병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2자합병이 여의치 않을 땐 3자합병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한미은행 최대주주인 아메리카은행(BOA)이 국민은행 주택은행
등에 자본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국민+주택+한미" 합병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합병을 추진하더라도 마무리단계에 와있는 외자유치작업을
지속할 방침이어서 이같은 구도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작년말현재 국민은행의 총자산규모는 54조원이며 주택은 46조원, 장기신용
36조원, 한미는 16조원 등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