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사태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올 하반기 국내 노사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사태가 비록 정부와 여당의 중재에 의해 타결됐지만 노동계를
자극하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현장의 노사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또 국내노사관계에 파급효과가 큰 대형사업장 대부분이 임.단협을 마무리한
상태여서 정리해고등 각종 불안요인에도 불구 안정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개별 사업장의 분규는 계속되겠으나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대형분규는 거의 끝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동안 총파업을 이끌다시피한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한국통신
서울지하철 서울대병원 등 굵직굵직한 사업장의 노사분규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앞으로 노사관계의 가장 큰 변수로 남아있는 부분은 공기업 은행 대기업
등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구조조정.

이 과정에서 재계와 노동계는 9,10월 사이에 20만명이상의 해고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노사관계는 이때가 가장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은 사무직분야인 공기업과 금융권에서 실시
되기때문에 현대자동차사태와 같은 악성분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정리해고문제가 비록 생존권이 달려 있지만 이 제도가 법제화된데다 기업들
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노조가 자기주장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앞으로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간 마찰이 있어도 산업현장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일만한 대형분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노동부 관계자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앞둔 정부투자기관연맹
이나 은행권의 노조들이 단체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과거의 경험에
비춰 볼때 항의 집회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기업이나 금융권의 경우 개별사업장별로 이해관계가 워낙 다르고 제조업
같은 강력한 응집력이 조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민노총의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사태는 정리해고문제도 노사의 의견접근으로
해결할 수있다는 사례를 보여 줬다"며 "앞으로 개별사업장들이 이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더라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노총 관계자도 "하반기 노사분규의 건수는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상반기같이 극렬한 투쟁모습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현장을 지배하고 있는 노사안정분위기에 신노사문화창출을 추구하고
있는 정부의 의지가 맞물려 올하반기 노사관계는 각종 악재에도 불구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