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 한일은행이 ''예상대로'' 직원감축비율을 둘러싸고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24일 오후6시로 예정됐던 상업/한일은행의 확대이사회는 노조의 실력행사로
무산됐다.

두 은행은 25일 다시 확대이사회를 열고 합병계약서를 체결할 예정이지만
쉽게 합의점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감원에 대한 노조 반발이 계속될 경우 합병일정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합병비율은 상업 1대 한일 0.9693으로 확정됐다.

<> 직원감축비율 =지난 6월말 현재를 기준으로 각각 30%씩 줄이라는게
금융감독위원회의 지시다.

이날 오후 박영철 합병추진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두 은행 경영진은
이같은 원칙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합병실무진과 노조사이엔 심각한 의견차를 보였다.

특히 한일은행측의 반발이 거세다.

한일은행노조는 "합병은행이 성공하려면 두 은행직원이 같은 수로 출발해야
한다"고 반발, 이사회회의장을 봉쇄했다.

지난 6월말현재 직원수는 상업 7천8백6명, 한일 7천4백88명.

만일 30%씩 일률적으로 줄일 경우 상업 2천3백42명, 한일 2천2백42명을
줄여야 한다.

남는 직원수는 상업 5천4백64명, 한일 5천2백46명으로 상업은행이 2백18명
이 많게 된다.

한일은행 노조는 이에대해 대등합병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합병실무진에서 2백18명에 대해선 "1년간 계약직으로 유지하자"는 타협안을
냈지만 상업은행이 거부했다.

두 은행 노조는 이와함께 직원감축규모가 너무 많다고 반발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 대해선 작년말 기준으로 직원을 줄이라고 지시하면서 상업
한일은행에 대해선 6월말을 기준으로 하라는 것은 납득할수 없다"는 입장
이다.

<> 합병비율 =상업 1대 한일 0.9693으로 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한일은행은 자산실사를 근거로 1(상업)대 0.98을, 상업은행은 주가차이를
근거로 1대 0.96을 주장해 왔으나 두 은행의 의견을 절충하는 선에서 합병
비율을 매듭지었다.

합병비율은 구주를 합병은행의 신주로 교환할때 적용(주식병합비율)된다.

이같은 결과는 금감위의 지시가 주효했다.

금감위는 당초 1(상업)대 0.9814를, 지난 22일엔 1대 0.976을 차례로
제시했었다.

<> 향후 합병절차 =다음달 30일 합병승인주총을 열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5일 주주명부폐쇄공고 <>9월9일 주주명부폐쇄 <>9월14일
합병승인주총 소집통지 <>9월20일 합병대차대조표공시 일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반발로 인해 직원감축결의가 지연될 경우 이 절차도 늦어지게 됐다.

<> 자본금감축 =자본금감축(감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위는 상업 한일은행의 자본금을 법정최저자본금인 1천억원대로 줄이는
방안(감자)을 추진중이다.

이는 수정은행감독원 기준으로 상업.한일은행의 자산을 평가할 경우 자본금
의 완전 잠식이 예상되는데다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의 명분을 얻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다.

현재 두 은행의 자본금은 각각 8천3백억원이므로 8.3대 1의 감자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 금감위주도 논란 =두 은행은 물론 금융계에서도 금감위가 합병작업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는게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두 은행노조는 아예 "전면적인 강제합병 저지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
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박영철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엔 정건용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도
참석, 두 은행합병에 정부가 전면에 나섰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