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25일 "상업.한일은행의 합병이 노조 반발 등으로
차질을 빚을 경우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따라서 두 은행
모두 생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두 은행의 합병은 국가경제 전체의
명운이 달린 문제"라며 "은행원 수백명의 문제 때문에 지연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사태는 자동차 산업에 국한되나 은행의 경우 문제가 생길
경우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등 차원이 다르다고 말해 대량감원의사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조흥은행의 경우 상업 한일은행보다 더욱 어려운 입장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정부지원을 요청해도 좋으나 이를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점포마다 고임금의 지점장들을 두고 있는 것을 비롯 1급
(부점장급) 직원의 수를 줄이지 않는등 괄목할만한 자구노력이 엿보이지
않는다면 정부가 지원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은행은 한일은행 노조의 저지로 24일 오후로 예정됐던 확대이사회를
여는데는 실패했으나 합병비율(상업 1 대 한일 0.9693)과 일정에 대해서는
서면결의 형식으로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두 은행의 합병일정은 차질없이 진행되게 됐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각각 이같은 내용을 이날 증시에 공시했다.

그러나 인력감축 문제에 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