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융위기의 불똥이 엉뚱하게 남미로 튀었다.

러시아 사태로 원유 등 천연자원의 가격하락이 예상되자 남미최대의
원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지난 89년에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구제금융을 받기 시작한 이래 환율은 94% 올랐으며 물가는 21% 상승했다.

금융시장 마비로 재정적자의 규모가 너무 커지자 IMF는 세금을 인상하고
환율을 올리라고 했다.

또 개혁의 속도를 늦추는 한편 재정수입을 올리기 위해 공기업의 매각을
단행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공기업의 주식을 분산하지 않고 독점적 지위를 유치한채 매각한 결과
공기업 분야의 가격인상이 줄을 이었다.

이것이 전반적인 물가를 자극했다.

과거 베네수엘라는 원유수출대국이므로 병원 등 복지시설과 공립학교를
많이 지었다.

이것은 쿠웨이트같은 원유수출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는 쿠웨이트보다 더 심해서 전체 근로자의 80%이상이
병원과 학교에 근무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병원과 학교가 경쟁력을 가질 턱이
없다.

전문가들은 학교의 질적 저하가 베네수엘라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한다.

베네수엘라의 학교중 유일하게 경쟁력이 있는 것은 미스 유니버스 학교이다.

이 학교는 사립이다.

미인후보를 선발해 미스 유니버스 심사기준에 맞게 맹훈련을 시킨다.

이런 훈련덕인지 역대 미스 유니버스중 베네수엘라 출신이 압도적이다.

경제혼란이 계속되자 드디어 미스 유니버스 출신 시장이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바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를 보면 역시 경쟁력은 경쟁을 통해 길러진다는 것을
알수 있다.

모두가 정부지원을 바라는 우리에겐 타산지석이라고 할수 있다.

유한수 < 포스코 경영연 선임연구위원 hsyu@mail.posri.re.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