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은 25일 오넥심 메나테프 모스트방크 등 3개 은행을 합병
조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긴박해 지는 금융위기에 공동대처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 3개은행은 각자 51%의 지분을 투자,지주회사를 만들 예정이다.

합병 은행의 총재는 현 오넥심방크를 이끌고 있는 미하일 프로쵸로브씨가
맡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프토,인콤,내셔널 리저브,뱅크 로시스키 크레디트 등 4개
은행도 현재 합병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가 국채 상환
재조정안을 재차 연기하자 러시아 금융개혁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러시아 국채와 루블화를 끌어내렸다.

러시아가 발행한 유러본드 가격은 지난 주말에 비해 최고 20% 가까이
폭락했다.

25일에는 외환시장에서 루블화가 폭락을 거듭, 거래가 두번이나 일시
중지된 끝에 전날보다 9.9% 떨어진 달러당 7.85루블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 금융전문가들은 앞으로 "체르노믹스"가 과연 러시아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숨을 죽인채 주시하고 있다.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새로운 경제정책의 수립"을 선언
했지만 경제 상황이 그리 녹녹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24일 당초 이날 예정됐던 4백억달러의 국채 구조조정
방안 발표를 재차 연기했다.

또 긴축 패키지 법안에 대해서도 "그간의 정책을 재검토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가두마(하원)에 법안 심의를 보류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는 그의 정책노선이 전임자와는 차별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체르노미르딘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국제금융계는 강한 불신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러시아가 지금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체르노미르딘이
총리를 지냈던 지난 92~98년중 개혁이 지지부진했던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체르노미르딘의 복귀에 대해 "이제 충격 초기 단계는 끝났고 본격적
인 충격이 시작됐다"(MFK르네상스그룹 분석가 롤란드 내시)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 금융계가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러시아의 국채 구조조정방안
이다.

이와관련, 현지 소식통들은 세가지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존 채무를 표면금리 6%의 5년짜리 달러화 표시 채권으로 전환하거나
표면금리 50% 이상의 3년짜리 루블화 표시 채권으로 바꾸는 방안, 그리고
투자자들이 기존 공채를 그대로 보유했다가 2년후 달러표시 전환사채로
바꾸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방안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외국 채권기관들과 러시아
채권은행들 사이에 상당한 차별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세르게이 키리옌코 전 총리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동등하게 대우
해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입장표명을 않고 있어
국제 금융기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