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지난 17일 일부 국채(GKO)에 대한 지불유예를 선언한 지
8일만인 25일 국채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4백억달러에 이르는 단기국채를 루블화(3-5년)및 달러화 표시 장기채
(8년)로 차환하는 것을 골자다.

러시아는 외채조정안에서 지난 8월17일 이전에 발행돼 오는 99년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들이 이번 구조조정 대상이며 26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한달간 교환작업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이번 국채 조정안은 만기 3년, 4년, 5년 세가지 종류의 새로운 루블화
표시국채를 발행해 기존 국채를 전액 차환한다는 내용이다.

또 채권보유자가 달러표시 채권을 원하면 별도의 기준에 따라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해 교환해준다.

러시아정부는 이날자로 기존 국채의 거래를 전면 금지시켰다.

루블화 표시채권은 기존 채권의 잔존 가액대로 3-5년물 장기채로 교환해
준다.

금리는 <>3년짜리가 연 30% <>4년짜리는 3년까지는 30%, 4년차엔 25%
<>5년물에 대해서는 3년까지는 30%, 4년차 25%, 5년차엔 20%의 금리가
주어진다.

달러 표시채권의 만기는 오는 2006년까지 8년이며 연5%의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또 루블화 표시채권과는 달리 액면금액의 20%만 값을 쳐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표시 채권에 이처럼 불리한 조건이 부과된 것은 현재 러시아
외화표시 채권의 국제시세가 발행가의 30%에 불과한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달러 표시채권에는 또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외환시장에서 형성된
환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루블화가 계속 절하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장가격의
20%''라는 교환비율과 미국국채(TB) 금리인 5.5%보다 낮은 연 5%의 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아주 불리한 조건이다.

이 밖에 현금상환을 요청하는 투자자가 있을 경우 채권 액면의 5%까지만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95%에 대해서는 루블 표시채나 달러 표시 채권을
교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에 교환대상이 되는 4백억달러 상당의 국채(GKO)중 약
1백10억달러 어치를 외국인들이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러시아
국내의 개인및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제 금융계는 러정부의 이날 조치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