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들어 실업자 증가속도가 다시 빨라졌다.

실업자는 올 2월과 3월중 각각 30만1천명과 14만2천명이 늘어난 이후
4-6월중엔 그 증가폭이 6만명 이하였다.

그러나 지난달엔 실업자가 12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작년 12월 65만8천명 수준이었던 실업자는 올들어 7개월동안 약
1백만명이나 증가했다.

하루 평균 4천7백28명씩 일자리를 잃은 꼴.

"실업대란"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실업대책을 추진하곤 있지만 아직은 먹혀
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 실업자는 사실상 2백만명 넘었다 =통계청은 일주일에 한시간만 일한
사람도 취업자로 친다.

그러나 주당 18시간 미만 일한 사람은 불완전 취업자로 실업자에 포함
시켜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

지난달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50만2천명에 달한다.

지난해 7월에 비해 39.1%나 늘었다.

이들을 감안하면 7월중 실업자는 2백15만명에 이른다.

또 아예 일자리 찾는 것을 포기해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진 "실망 실업자"
까지 포함시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안정된 일자리로 볼 수 있는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9.6% 감소
했다.

주당 평균근로시간도 48.9시간으로 작년 7월의 50.6시간에 비해 1.7시간
줄었다.

<> 젊은 실업자가 많다 =실업률을 연령대 별로 따져 보면 20대 이하에서
실업문제가 심각한 것을 알수 있다.

7월중 15-19세 사이의 실업률은 24.7%에 달한다.

20-29세에선 12.3%.

전체 실업률(7.6%)의 2~3배에 이르고 있다.

학력별로는 고졸 실업률이 9.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직업별 취업 현황을 보면 기능 기계조작 단순노무직 취업자가 작년 7월에
비해 무려 1백17만5천명(15.1%)이나 줄었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순 노무직 조차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처럼 젊은 청년층의 급격한 실업은 범죄로 이어질 소지가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효율적인 실업대책이 절실하다 =경제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은 불가피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처럼 사회보장제도가 미비한 나라에선 짧은 기간동안
급증하는 실업자들을 보호할 대책이 긴요하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피해를 보는 저소득계층에 대한 생계
지원은 필수적이다.

정부는 지난 4월이후 연말까지 실업대책비로 총 7조원 정도를 잡아 놓았다.

그러나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실업자 수를 감안하면 보다 규모를
늘려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그나마 실업대책비 집행율이 목표의 38%에 그치고 있어 정부의 실업대책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