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김재천 의원은 현정부의
"경제실정"을 야당의원중 가장 강도 높게 비판, "아주 매섭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현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첫번째 이유는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대표적 사례로 은행퇴출문제를 지적하고 "불공정한 은행퇴출은 관치금융을
넘어선 정치금융"이라고 주장했다.

강원은행과 충북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퇴출된 은행보다 낮고 요주의
여신은 더 많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하나은행 이사회의 발언록을 근거로 제시하며 "하나은행이
계약인수방식을 받아들인 것은 금감위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이같은 방식은 전두환 정권 시절의 국제그룹해체와 다른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정부가 고합그룹, 동아건설, 한화그룹에 2조3천억원의 협조융자를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공동정권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한 정책기능의 혼선도
경제정책 실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회의가 경제정책과 관련된 주요 권한을
자민련에게 내주지 않기 위해 경제정책을 총괄할 경제부총리를 없애 혼선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또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기획예산위원회는 치외법권 지대에
존재하는 초법적인 통치기구"라고 비판했다.

"한국은 경제개혁을 필요로한다.

그러나 응급수술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개혁은 빨리만 이뤄진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이뤄져야한다"는 제프리삭스 교수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김 의원은 질의를 끝냈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