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대명사로 통하는 삼성생명의 주식가치는 얼마나 될까.

신세계백화점과 제일제당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비상장사인 삼성생명 주가수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은 수정자기자본과 지급여력 등 자산가치를 근거로 할 경우
삼성생명의 적정주가는 주당 16만원수준이라는 계산을 내놨다.

삼성화재의 주가와 주당순자산의 비율을 삼성생명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산출한 것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의 책임준비금(자산)이 32조원에 달하는데다
영업권 등을 감안할 경우 적정주가는 16만원을 훨씬 상회한다는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적정주가는 주당 1백만원에 달한다는 계산을 내놓기도 한다.

삼성생명이 쌓아두고 있는 책임준비금은 보험가입자들이 일시에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이를 전액반환해주더라도 2조4천억원(보험감독원 추산)이 고스란히
남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의 계산처럼 삼성생명의 적정주가를 주당 16만원으로 계산하더라도
신세계백화점은 4천2백억원에 달하는 평가차액을 올리게 된다.

보유주식 2백71만주(지분율 14.5%)의 장부가격은 5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백15만주(11.5%)를 보유하고 있는 제일제당의 평가차익도 3천4백억원에
이른다.

만일 삼성생명 주식가치가 주당 1백만원이라면 신세계와 제일제당의
평가차액은 각각 2조원을 웃돌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외국인들로부터 끊임없이 삼성생명 지분매각을 타진받아온 신세계와
제일제당은 최근 가격만 맞다면 언제든지 처분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제일제당은 국제적 회계법인인 KPMG를 단일창구로 메릴린치 등 미국계
투자은행을 통해 삼성생명 지분인수를 희망하는 외국인에게 의향서를 제출할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신세계도 최근 할인점사업확대 등을 위해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한다는
방침아래 외국인들과 다양하게 접촉하고 있다.

일부 외국인들은 삼성생명이 상장만된다면 주당 1백만원 이상도
지불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일 경우 삼성생명은 경영간섭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가 된다.

특히 이 회사는 그룹의 자금줄이어서 삼성측으로서는 외국인의 경영간섭이
결코 달갑지 않다.

이에따라 주식을 팔려는 두회사와 삼성그룹은 이 문제를 놓고 앞으로 대단한
신경전을 펼칠 전망이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