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달러 마르크등 모든 외환거래를 전면중단,금융시장이 마비상태
에 빠졌다.

이에따라 결국은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것이라는 우려
감이 제기되면서 세계금융시장이 동시에 폭락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지고 자신의 사임의사를
밝히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미국 CBS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27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외환시장이 개장되면서 루블화 가치가 10.9%나
폭락하자 즉각 달러거래를 금지시킨데 이어 모든 외국통화에 대해서도 거래
를 금지시켰다.

중앙은행이 외환거래를 전면 금지시킨 것은 지난 92년 외환시장 개설 이
후 처음이다.

안드레이 체레파노프 중앙은행 외환관리국장은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외
환시장은 28일에도 개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이 문을 닫자 일부 달러가 긴급히 필요한 은행들은 러시아 정부
가 루블 변동폭 상한선으로 설정했던 달러당 9.5루블보다 4루블 이상 낮은
달러당 14루블까지 제시하면서 달러를 사들였고 은행들마다 예금인출이 러
시를 이루는등 금융시장은 대혼란으로 빠져들었다.

일부 지역의 암시장에서는 루블화 가치가 달러당 40루블까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금명간 엄격한 외환통제를 수반한 고정환율로 전환
할 가능성이 있고 이날의 조치는 이를 위한 포석일 것이라는 추측들을 제기
했다.

러시아는 이날 유럽은행에 갚아야할 일부 장기외채도 상환하지 못한 것으
로 전해져 디폴트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러시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유럽증시는 26일에 이어 27일에도 일
제히 대폭락세를 보였다.

러시아가 17%의 파국적 하락세를 보인 것을 비롯 터키 그리스 오스트리아
등이 8% 안팎의 낙폭을 보였고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도 3~4%씩 떨어졌다.

도쿄증시는 이날 3%나 하락해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도 대부분 1% 이상 하락했고 남미국가들은 대부분 3~4%
씩 떨어졌다.

임혁 기자 limhyuc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