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규모 공적자금 지원을 계기로 은행권 합병을 강력히 유도키로
했다.

29일 김정태 행장의 취임으로 주택은행도 새로운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13개 우량은행의 경영진단도 마무리돼 은행간 합병의 전선은
더 넓어졌다.

정부는 금융구조조정과정에서 부실채권 매입으로 25조원, 증자지원으로
16조원, 예금대지급으로 9조원 등 무려 50조원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조만간 합병은행에 대한 자금지원방침을 담은 "합병은행지원
고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고시는 합병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강력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충분하게
자금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알려졌다.

"충분하다"는 뜻은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을 8%이상으로 맞출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합병은행에는 증자지원과 부실채권매입 양쪽으로 자금지원이 이뤄진다.

합병하지 않은 은행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위원회가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한
경우에 한해 부실채권을 사주는 식으로 지원한다.

경영개선계획을 승인받은 7개 은행(조건부승인)중 합병을 선언하지 않은
은행은 조흥 외환 강원 평화 충북은행이다.

이중 관심은 조흥 외환은행이다.

두 은행에도 증자지원이 따를지 관심거리다.

정부 관계자는 "합병도 안하는데 정부가 무슨 명분으로 증자에 참여
하겠느냐 "고 반문했다.

결국 두 은행은 합병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

조흥은 주택을, 외환은 국민을 선호하는 정도일뿐이다.

이 조합은 겹치는게 많지 않아 인원이나 점포감축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이유때문에 합병압력에 몰리는 조흥과 외환이 연기를 피우고 있다.

서로의 합병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연인을 못 찾으면 자기들끼리라도 눈을 맞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두 은행의 합병가능성을 점쳤다.

정부는 우량은행과 우량은행간 합병에는 증자지원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이 증자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도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국제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경우에도 두 은행이 모두 우량인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금융구조조정을 9월말까지 마무리 짓고 경기부양을 위한 기업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간 합병도 조속히 결말이 나야한다.

하나은행과 보람은행간 합병이 사실상 타결돼 이제는 제3, 제4의 합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