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1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새총재를
선출한다.

지난해 대선 패배 후 현재까지 "중심"을 잡는 야당으로 변신하는데 실패
한 한나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다.

또 대세몰이를 하고 있는 이회창 명예총재가 총재로 선출되거나 이한동
김덕룡 전부총재 서청원 전총장중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한나라당의 분위기
는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총재에 선출되는 인사는 사실상 야권의 "맹주"로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게
되고 차기 대권도전 가능성에도 가장 가까이 접근해 간다고 볼 수 있다.

당체제도 새 총재를 중심으로 완전 물갈이가 되고 당내 세력간 역학구도
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정기국회 이전에 10여명이 당을 떠나 과반 의석이 허물어져 여대
야소 정국으로 바뀌고 총재경선 후보중 한 사람도 측근들과 함께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게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30일
한나라당의 당내 사정이다.

당 관계자들은 누가 당권을 잡느냐 보다는 당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만큼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당대회 이후"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분당사태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국민회의 자민련등 여권이 9월10일 정기국회 이전까지 여소야대 구도를
깰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적어도 소속의원 10여명이
여권으로 이탈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는 이미 입당원서를 맡겨놓았거나 전당대회 이후 입당
하겠다는 서약서를 여권 수뇌부에 전달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부분은 경선 후보의 탈당여부다.

현재 각 후보 진영에서는 특정 후보가 전대 이후 탈당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모 후보는 개별 입당보다는 측근들과 신당을 만든 뒤 국민회의와 당 대 당
통합을 결행할 것이라는 제법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문제"의 후보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고 있다.

오히려 경쟁관계에 있는 후보진영에서 "딴 살림"을 차리기 위해 의도적
으로 흘리고 있는 마타도어라고 되받고 있다.

총재 당선이 유력시 되고 있는 이회창 후보 진영에서도 경선후보 탈당설의
현실화 가능성에 적잖이 신경을 쓰고 있다.

탈당이 몰고올 파장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측근들은 탈당사태를 막아야 하며 경선후보들을 모두 안고
가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후보 자신은 경선 후유증은 불가피한 것이라며 일부의
탈당에 개의치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고 있어 내홍을 예고하고 있다.

전당대회 직전까지도 각 경선후보 진영이 격렬한 상호 비방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