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집중호우가 끝난뒤 채소류 값이 대부분 내렸는데도 배추시세는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주 중반이후부터는 반입량도 급감,파동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일반가정과 소규모 식당은 물론 배추값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단체급식업체들은 앞으로 당분간 부식비 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30일 서울시중에서는 배추상품이 포기당 3천5백~4천원에 거래됐다.

얼갈이배추 크기의 조그마한 배추는 4포기에 8천원을 호가, 전체적으로
이달초에 비해 2~3배까지 오른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바람에 배추를 전략적으로 싸게 파는 수도권 일부 대형백화점과
할인점들에서는 개점시간 전부터 주부고객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는 바람에
구매권을 나눠 주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집중호우가 끝난뒤인 이달 중순부터 서울 가락동시장의 배추 반입량은
지난해보다 2백~3백t 적은 하루평균 1천2백t선을 유지했다.

그러나 강원도 고랭지의 1모작 배추 수확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지난주
중반께부터는 하루 1천t을 밑돌고 있다.

특히 28일과 29일엔 반입량이 작년 이맘때의 절반도 안되는 7백t 안팎에
그쳤다.

때문에 가락시장에서는 29일 배추 5t 트럭 1대분(상품 기준)이 7백만원에
경매됐다.

이는 한달전인 7월말에 비해서는 3.5배나 비싸진 것이다.

이날 특상품 배추는 트럭 1대분이 1천만원을 웃도는 값에 낙찰되기도 했다.

가락시장의 한 상인은 "경락가격 1천만원은 "배추파동"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배추 값이 끝없이 오르는 것은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름철 배추는 산지가 강원도 고랭지로 한정돼 있는데다 이상기후가 오래
지속돼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고 시장상인들은 밝히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배추값이 폭락사태를 빚었던 6,7월에 상당수 농민들이 배추
재배를 포기한 것도 최근의 물량부족을 부채질했다고 상인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에서 야채류 구매를 담당하는 박성복씨는 "2모작 배추 수확이
시작되는 9월 중순께부터 값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김장배추가 나오는 10월말
까지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