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러시아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에 빌려준 긴급외화자금을 조기
회수키로 했다.

한은은 이를위해 내년 상환예정인 외화자금을 올해 앞당겨 갚을 경우 2%
포인트의 금리를 깎아 주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종금사 등에 지원한 긴급외화자금을 조기 회수하기
위해 내년 상환예정인 돈을 올해 상환할 경우 "리보(런던은행간금리)+4%"의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이 내년에 돈을 상환하는 경우 2%포인트가 높은 "리보+6%"가
적용된다.

한은은 당초 금융기관들로부터 상환계획을 받으면서 올해 상환예정액에
대해선 "리보+4%"를, 내년 상환예정액에 대해선 "리보+6%"를 적용키로
했었다.

금융기관들이 한은에 빌려쓴 긴급자금은 지난 15일 현재 96억8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긴급자금규모는 지난해말 2백32억9천만달러에 달했으나 금융기관들은
올들어 1백36억1천만달러를 상환했다.

금융기관들은 늦어도 내년 6월까지 모든 긴급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12월에는 IMF(국제통화기금)에 작년 빌렸던 27억5천만
달러를 상환해야 하는 등 외환보유액확충이 급하다고 판단, 가급적 빨리
긴급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들은 그러나 최근 불안한 외환시장을 감안, 가급적 긴급자금을
늦게 상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이날까지 러시아사태로 국내금융기관에 자금상환을 요구하거나
신용공여한도(크레디트라인)를 끊은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은행은 시중은행중 처음으로 한국은행에서 빌린 외화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이 은행은 30일 "지난해 IMF사태가 터진이후 한은 차입금이 최고 15억달러
선까지 이르렀으나 올들어 꾸준히 갚은 덕분에 차입은행군에서 졸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2월 3억3천만달러, 3월 5억1천8백만달러 등을, 이달중엔 7천만
달러를 갚았다.

통틀어 14억8천4백만달러를 상환한 것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