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에 신 마케팅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보다 싼
비용을 들여 고객에게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전략수립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전화나 우편을 이용한 DM(Direct Mail)용 상품이 잇따라 개발돼 가입자들로
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가하면 각사별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어김없이 상품
안내에 곁들인 가입을 할 수 있는 가이드가 따라붙는다.

부담을 안고 만나야 하는 설계사대신 전화나 컴퓨터 키보드를 조작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고 가입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특히 이같은 신 마케팅붐은 부실생명보험사에 대한 정리조치가 이루어진
이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구조조정이란 기치아래 경영내실화를 적극 유도한 당국의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모자라는 지급여력을 확충하고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건실한 보험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본금을 늘리고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길밖에 없다.

그것도 싼 비용에 높은 효율을 지향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

그같은 과제를 풀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각 보험사들은 텔레마케팅 남성조직
등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남성설계사조직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기법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남성설계사조직은 후발생보사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는 새로운
영업전략이다.

흥국 등 일부생보사들이 시험적으로 운영해오다 외국계 보험사에서 비교적
성공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남성위주 영업조직.

국민생명은 지난6월 남성 설계사인 "금융컨설턴트"를 구성, 가동중이며
한덕 동양생명 등도 이같은 영업조직을 별도로 두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장기불황시대를 맞이해 크게 늘어나는 실업자 가운데 사회경험도 있고
전반적인 금융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 인력을 보험영업에 접목시켜 고객에겐
종합서비스를, 회사입장에선 모자라는 인력을 보충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삼성생명 등 대형 생보사는 물론 손해보험사중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곳이
적지 않다.

텔레마케팅의 확산은 보험문화를 바꾸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유명연예인을 앞세운 광고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텔레마케팅
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때문이다.

한덕생명은 최근 연예인 최진실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신문광고에
나서고 있다.

국민생명은 유동근을 광고모델로 활용, 통신판매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국생명은 최불암의 모델기용을 추진중이다.

보험사들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전화를 거는 텔레마케팅은 하지
못하도록 규제받고 있다.

그러나 고객이 전화를 걸어올 경우 상담및 판매가 가능하다.

이같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광고공세에 나서고 있다.

전화번호와 상품안내를 겸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그러나 텔레마케팅의 장점은 후발 생보사들을 이쪽으로 뛰도록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일단 고객 저변만 확보된다면 시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화를 이용한 보험영업은 싼 보험료를 무기로 한 보장성보험쪽으로 국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보험본연의 보장성상품은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회사입장에선
"효자"노릇을 하게 된다.

계약유지가 길고 보험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시키는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그렇다.

지난96년 시작한 국민생명의 텔레마케팅은 성공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텔레마케팅을 전담하는 사람만 89명에 이른다.

이 회사는 올해말까지 1백50명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통신판매용 상품이 지난 97년 거둔 비차익만 40억원에 달해 회사경영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기존사들도 이시장에 노크를 하고 있으며 동양 SK 신한 한덕생명
등도 이같은 텔레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같은 신 마케팅 전략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신생명은 최근 "누이좋고
매부좋고"식의 다른 업종 회사와 손잡는 이색마케팅활동에 나서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 회사는 비누제조업체인 애경산업과 업무제휴를 맺고 보험및 비누를
공동판매하는데 뜻을 모았다.

퍼펙트라는 상품이름이 같다는데 착안해 대신생명은 보험상품 안내전단
한쪽면에 애경산업의 퍼펙트세제광고를 싣고 있다.

애경산업도 그 대가로 대신생명 설계사에게 퍼펙트 세제를 계약자
봉사상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서로간에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이점이 전혀
다른 업종의 두 회사를 하나로 묶어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