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종현 SK회장의 유가족들은 SK계열사 경영에 관한 대주주의 모든
대표권을 고 최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SK(주) 부사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또 고 최회장의 재산도 모두 최 부사장에게 상속시키기로 합의했다.

31일 SK고위 관계자는 "고 최회장의 유가족들이 30일 저녁 가족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며 "이에따라 1일 그룹 사장단회의격인 수펙스추구협
의회에서 최태원 SK(주)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실상 SK 회장으로 공식 추대키로
결정했다.

SK는 이날 열리는 그룹 사장단회의격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최태원
SK(주)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실상 SK 회장으로 공식 추대키로 31일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태원체제가 1일 공식 출범한다는 설명이다.

유가족들이 대주주의 모든 대표권을 위임키로했다는 내용과 관련,
SK고위관계자는 "유가족들 각자가 계열사에 갖고 있는 지분을 그대로
소유하되 지분에 따른 경영권을 최 부사장에게 위임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유가족간의 합의로 가족들이 서로 계열사를
차지하기 위해 지분확보경쟁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지분에 관계없이 SK 계열사의 경영에 관한 대표권을
최 부사장이 갖기 때문에 계열사의 경영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의 이같은 합의에는 창업주인 최종건(73년작고)회장의 장남이자
집안의 장손인 최윤원 SK케미칼 부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SK관계자는 "최부회장이 차기 회장에 가장 가까운 위치였으나 사촌동생인
최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해 가족내 대주주의 리더역할을
맡겼다"고 밝혔다.

최 부사장은 1일 열리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그룹 모회사역할을하고
있는 SK상사와 SK주식회사의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룹 회장의 명칭이 없어짐에 따라 계열사 회장의 직위에 오름으로써
실질적인 그룹 회장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력기업인 SK(주)의 최대주주는 지분 13.8%를 갖고 있는 SK상사이며,
역시 주력기업인 SK텔레콤의 최대주주는 지분 18.5%를 소유한 SK(주)이다.

고 최회장은 별세하기전 SK상사와 SK케미칼의 회장직을 갖고 있었다.

최 부사장이 그룹 총수에 추대되더라도 대외적인 활동에 있어서는
최 부사장과 손길승 SK텔레콤 부회장이 사안에 따라 그룹을 대표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최 부사장(38)이 연령상 어울리기 곤란한 자리에는 손부회장이 대행역할을
맡을 것이란 지적이다.

SK는 2세경영체제로 들어서더라도 당분간 경영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고 최회장이 평소 "SK는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이 파트너쉽을 형성해 함께
가야한다"며 이를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체제가 구축돼 있어서다.

최 부사장은 그러나 당장 소위 5대그룹간 빅딜(대규모사업맞교환),
한국통신보유 SK텔레콤지분인수, SK증권 영업개선등 당면한 과제를 안고
있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