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가을 국내금융기관이 국제금융시장에서 1년이하의 단기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된 금리수준은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에 0.16~0.37%의 가산금리가
더해져서 결정되었다.

그후 우리 경제가 한보사태 등을 겪기 시작한 97년 봄에는 리보금리에
0.4~0.5%의 가산금리가 붙여졌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본격화된 98년1월말에는 이 가산금리가 2.25%로 껑충
뛰었다.

이러한 금리수준에서도 국내금융기관의 독자적인 자금차입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정부가 직접 지급보증까지 해가며 98년4월 발행된 외국환평형채권
(외평채)에는 리보금리기준에 3% 내외의 가산금리가 적용되었다.

왜 이렇게 1년이 채 안되는 기간내에 가산금리가 7~8배 높아졌을까.

그것은 국제금융시장이 우리 경제가 그만큼 더 위험해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위험도가 높아지면 차입금리는 따라서 높아지게 되며, 이러한
종류의 가산금리를 위험가산금리(risk premium)라고 부른다.

금리수준 결정에는 위험에 대한 보상이 반영되는 것이다.

위험가산금리가 0인 금리수준을 우리는 무위험금리수준(risk-free rate)
이라고 부르며, 국제적으로는 리보금리수준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미국 재무부발행국채(T-bill)의 수익률도 무위험금리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금리수준으로 본다.

그것은 미국정부가 파산할 가능성이 전혀 없으므로 미국재무부의 자금차입은
위험이 전혀 없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수준은 무위험금리수준에 차입자의 신용상태를 반영하는
위험가산금리가 더해져서 결정된다.

은행의 대출금리 결정도 이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은행대출에서의
무위험금리수준을 흔히 기준금리(prime rate)라고 부르며, 위험가산금리를
스프레드(spread)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같이 은행의 대출금리 결정에도 차입자의 신용상태를 반영하는 위험가산
금리가 더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차입자의 신용상태는 최종적으로 자금제공자에 의해 주관적으로
평가되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자금차입자는 자금 제공자에게 신용상태에 관해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상황은 어렵더라도 장래에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차입자금을
차질없이 상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하는 것이 위험가산금리를 낮출 수
있는 첩경이 된다.

특정국가의 자금차입에 적용되는 위험가산금리수준은 그 국가의 장래를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를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은 것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나 S&P 등은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평가등급을
투자부적격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평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차입자금의 금리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의 자금차입이 순조롭게 재개되고, 차입금리가 낮아지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평가기준에 따라서 신용등급이 높아질 수 있도록 이들 기준에 의한
과감한 개혁과 개방이 더 없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서만이 한국경제는 다시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홍완표 < 인제대 교수 / 경제학 econhwp@ijnc.inje.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