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Korea 21] (긴급좌담회) '국제금융위기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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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러시아 모라토리엄 파장이 인근 동유럽과 EU(유럽연합)를 강타한데 이어
여파가 아시아와 중남미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30년대 대공황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국제금융 전문가인 강창희 국민투신운용 대표 및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을 초청해 긴급좌담회를 열고 당면한 국제금융
위기사태를 진단했다.
-----------------------------------------------------------------------
- 아시아 금융불안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가 외환위기에
빠졌습니다.
동유럽과 중남미도 영향권에 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세계경제가 온통 지뢰밭입니다.
세계금융 대지진의 근본원인과 배경은 무엇입니까.
* 한 팀장 =주범은 90년대 들어 국제간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성 자금으로 생각됩니다.
4일치 외환시장 거래량이 연간 세계 실물거래 규모를 능가하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거대한 금융자본이 세계 전역을 휘집고 돌아다니며 위기사태를
만들고 있습니다.
- 세계 대공황을 알리는 전주곡이란 우려까지 있습니다.
* 강 대표 =러시아 문제로 세계 대공황이 발생하리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세계경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죠.
이보다는 원자재 가격하락 등 세계적인 디플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대공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한 팀장 =대공황에 앞서 나타나는 징후는 크게 3가지로 나눠 볼수
있습니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야 합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디플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둘째, 각국 통화의 경쟁적인 평가절하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해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각국은 평가절하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야 됩니다.
올들어 선진국들은 아시아 금융위기국의 밀어내기 수출을 규제하기 위해
반덤핑관세를 활용해 수입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때 세계경제는 이미 대공황 초기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번 세계금융 위기가 한국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 강 대표 =해외 금융기관의 자금회수 압박이 강화되는 반면 신규차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 한 팀장 =지난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뒤 한국경제 체질은 대외환경
의존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계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경우 한국경제는 고사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 위기해결을 위해 강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은 무엇입니까.
* 강 대표 =미국에 집중되고 있는 "리스크 머니"가 세계로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합니다.
일본이 시급히 내수확대 정책에 나서 엔화강세에 따른 아시아권
통화안정이란 선순환이 나타나도록 해야 합니다.
* 한 팀장 =시장경제 원리로는 이번 위기를 풀어갈 수 없습니다.
국제금융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양보를 전제로 선진국간의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소위 "신 플라자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서방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 일본 엔화의 강세를 유도할 경우
달러의 초강세 추세는 완화될 것입니다.
다소 급진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유럽을 단일통화인 유러화로 묶듯이
전세계를 달러화 결제권(dollarization)으로 만드는 방법도 검토돼야 한다고
봅니다.
- 혼란한 국제금융질서속에서 한국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 강 대표 =구조조정의 발길에 가속을 붙여 신속하게 마무리 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과감한 구조개혁 외에는 외국인의 신뢰를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 한 팀장 =무엇보다 대외환경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야 합니다.
가능한 많은 가용외환보유고를 쌓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래야 채권국의 상환요구에 부응할 수 있고 원화의 가치방어능력에도
의심받지 않기 때문이죠.
한편 정부의 대외정책이 너무 미국 편향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처럼 "아시아 단일통화기금"(AMF)이나 "아시아 단일통화"를 도입해
더이상 달러 일변도의 국제질서에서 희생양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 정리=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
러시아 모라토리엄 파장이 인근 동유럽과 EU(유럽연합)를 강타한데 이어
여파가 아시아와 중남미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30년대 대공황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국제금융 전문가인 강창희 국민투신운용 대표 및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장을 초청해 긴급좌담회를 열고 당면한 국제금융
위기사태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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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금융불안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가 외환위기에
빠졌습니다.
동유럽과 중남미도 영향권에 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세계경제가 온통 지뢰밭입니다.
세계금융 대지진의 근본원인과 배경은 무엇입니까.
* 한 팀장 =주범은 90년대 들어 국제간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성 자금으로 생각됩니다.
4일치 외환시장 거래량이 연간 세계 실물거래 규모를 능가하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거대한 금융자본이 세계 전역을 휘집고 돌아다니며 위기사태를
만들고 있습니다.
- 세계 대공황을 알리는 전주곡이란 우려까지 있습니다.
* 강 대표 =러시아 문제로 세계 대공황이 발생하리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세계경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죠.
이보다는 원자재 가격하락 등 세계적인 디플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방치할 경우 대공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한 팀장 =대공황에 앞서 나타나는 징후는 크게 3가지로 나눠 볼수
있습니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야 합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로 디플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둘째, 각국 통화의 경쟁적인 평가절하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해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각국은 평가절하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해야 됩니다.
올들어 선진국들은 아시아 금융위기국의 밀어내기 수출을 규제하기 위해
반덤핑관세를 활용해 수입체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때 세계경제는 이미 대공황 초기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번 세계금융 위기가 한국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 강 대표 =해외 금융기관의 자금회수 압박이 강화되는 반면 신규차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 한 팀장 =지난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뒤 한국경제 체질은 대외환경
의존형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계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될 경우 한국경제는 고사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 위기해결을 위해 강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은 무엇입니까.
* 강 대표 =미국에 집중되고 있는 "리스크 머니"가 세계로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합니다.
일본이 시급히 내수확대 정책에 나서 엔화강세에 따른 아시아권
통화안정이란 선순환이 나타나도록 해야 합니다.
* 한 팀장 =시장경제 원리로는 이번 위기를 풀어갈 수 없습니다.
국제금융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양보를 전제로 선진국간의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소위 "신 플라자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서방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 일본 엔화의 강세를 유도할 경우
달러의 초강세 추세는 완화될 것입니다.
다소 급진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유럽을 단일통화인 유러화로 묶듯이
전세계를 달러화 결제권(dollarization)으로 만드는 방법도 검토돼야 한다고
봅니다.
- 혼란한 국제금융질서속에서 한국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 강 대표 =구조조정의 발길에 가속을 붙여 신속하게 마무리 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과감한 구조개혁 외에는 외국인의 신뢰를 회복할 길이 없습니다.
* 한 팀장 =무엇보다 대외환경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야 합니다.
가능한 많은 가용외환보유고를 쌓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래야 채권국의 상환요구에 부응할 수 있고 원화의 가치방어능력에도
의심받지 않기 때문이죠.
한편 정부의 대외정책이 너무 미국 편향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처럼 "아시아 단일통화기금"(AMF)이나 "아시아 단일통화"를 도입해
더이상 달러 일변도의 국제질서에서 희생양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 정리=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