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태스크포스가 보름여동안 마련해온 "재계 자율 구조조정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당초 2~3개 업종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7개나 되는 업종에서 사업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됐다.

이 계획은 당초 "약속"대로 금주중, 늦어도 10일까지는 공식 발표된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기업구조조정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
된다.

그러나 정부가 "흘리는" 바람에 태스크포스가 그동안 기울여 왔던 "극비
보완"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무르익지 않은 구조조정안이 나돌면서 벌써부터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석유화학 철도차량 항공 등 3개 업종은 해당 업체들이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4개 업종은 경영권과 지분 구성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는 기아처리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 석유화학 =장기적으로 울산(SK주식회사 대한유화) 여천(대림산업
한화종합화학 LG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대산(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등으로 나뉘어 있는 8개 NCC 업체를 지역별로 통합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스크포스는 우선 5대 그룹 계열인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을 통합
관리할 단일법인을 세웠다.

지분은 현대와 삼성이 각각 30%를 갖고 참여하고 나머지는 정부출자와
일본업체 참여분으로 충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일본계 자본은 롯데그룹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대와 삼성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지분이 30%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항공 =재계랭킹 6위인 한진그룹계열의 대한항공은 구조조정대상에서
빠졌다.

태스크포스는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 등의 설비를 삼성항공에 몰아주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경우 단일법인을 만들어 삼성이 경영권을 갖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로 설립하는 단일법인의 사업영역에 대해선 아직 의견을 모으지
못한 상태다.

물량수주나 마케팅 연구개발을 전담토록 해야할지,아니면 부품생산이나
최종 조립까지 모두 떠맡도록 해야할지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태스크포스 관계자는 "이 부분은 의향서 교환이후에도 협의할 수 있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 철도차량 =현대정공과 대우중공업을 합병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은 현대정공이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안에서 제외된 한진중공업의 경우는 고속전철 차량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반도체 =삼성 현대 LG반도체 등 3개사 체제에서 현대 LG를 합병해 2사
체제로 가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동안 생산라인이 달라서 합병이 어렵다는 것이 업체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태스크포스가 최근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가 TI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의 D램공장을 인수한 후 라인 개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점을 들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해당 업체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발전설비 및 선박용 엔진 =현재 참여하고 있는 한국중공업과 대우중공업
이 업종을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시되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국제경쟁력이 있는 한국중공업을 전문화하기 위해 한중의
선박엔진과 현대중공업 발전설비부문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설비는 선박용엔진과 연계되어 구조조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 정유 =정유업계의 경우는 5개사 가운데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한화에너지
를 5대그룹에서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그동안 SK 현대등에 인수를 제의했었고 최근까지 현대와는
협상을 벌여 왔다.

태스크포스는 SK주식회사 LG정유 현대정유 등이 공동인수하는 방안과 1개
업체가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해당업체들을 설득하고 있다.

[ 빅딜대상 주요업종 ]

<>.반도체 :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
<>.석유화학 : SK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LG석유화학 한화종합화학
대림산업 호남석유화학 대한유화
<>.발전설비 : 한국중공업 현대중공업
<>.항공기 :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철도차량 :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선박용엔진 :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국중공업
<>.정유 : SK(주) LG정유 쌍용정유 현대정유 한화에너지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