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상황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흐르고 있다.

아시아위기가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주가가 급락하고 다시
세계경제가 타격을 받는다는 줄거리다.

일본의 유력 경제연구소인 노무라연구소가 최근 제시한 세계경제 시나리오
중 최악의 경우(시나리오 1)는 지금의 상황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미국주가의 폭락으로 세계적 디플레가 시작된다는 험상굳은 그림이다.

<> 시나리오 1 =최악의 상황이다.

아시아와 러시아 중남미 지역의 위기상황이 미국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7천선 밑으로 곤두박질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1%대로 떨어진다.

기업 수익률은 10%이상 위축되고 경제성장률도 1%대로 추락한다.

세계 경제의 "추동력"이었던 미국 경제가 드디어 8년간의 호황기를 접고
함몰하기 시작한다.

이같은 상황은 다시 전세계 주가와 통화가치를 끌어내리며 세계 경제를
"공황"상태로 몰아간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지만 아시아 통화가치는 평균 30%가량 하락한다.

이 와중에 중국이 위안(원)화를 절하,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를 평가절하
하고 주식시장이 도미노처럼 붕괴된다.

결과는 지난 30년대와 같은 대공황으로 이어진다.

<> 시나리오 2 =지난해 수준의 상황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미국 주가가 지금보다 떨 떨어지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상황은 심각
하지 않다.

아시아와 러시아에서 시작된 위기감이 중남미와 북미에 영향을 주겠지만
미국 경제는 그리 심하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전망이었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속에서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다우존스지수도
8천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 였다.

만일 미국주가가 이 수준까지 회복된다면 미국 경제는 연착륙으로 귀결되고
세계 경제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지원에도 정정불안이 겹쳐 쉽게
경제위기 상황을 벗어나진 못할 것이다.

<> 시나리오 3 =이미 전제조건이 달라져 있기 때문에 혈실성은 없는 그림
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8천7백선으로 회복되고 다른 나라들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실질GDP는 3%대를 유지한다는 조건이다.

물론 세계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
의 상황도 호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IMF의 지원으로 러시아의 상황도 진정되고 인근 동유럽과 중남미도 공황의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