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경제청사진인 "국민과 함께 내일을 연다(일명 DJnomics)"는
지난 6월초 대통령 미국방문을 위해 5월 제작한 67쪽 분량의 영문 홍보용
책자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도전과 기회, 새로운 경제현실에 대한 한국의 대응"이란 제목의 영문책자를
우리말로 변역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새 정부 경제정책과
국정철학을 담은 책을 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 작업이 시작됐다.

이에따라 5월19일 김태동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정재룡 재정경제부차관보,
방영민 재경부 정책심의관(현 공보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책의 기본방향과
추진일정 등을 놓고 첫 회의가 열렸다.

제2 건국 발표(8월15일)를 한달 앞둔 7월 15일을 출간 D데이로 잡고
본격적인 제작 작업에 돌입했다.

<>.DJ 노믹스 제작실무는 재경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맡았다.

재경부 등 19개 관계부처로부터 자료를 받아 이영기 KDI 선임연구위원을
팀장으로 연구위원 5-6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가 구성됐다.

여기에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노동연구원 조세연구원 등 10개
연구기관이 참가했다.

6월말 초안이 완성돼 청와대와 재경부에 전달됐다.

완성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평가를 요청받은 일부 전문가는 "과거정권의 공은 하나도 없는거냐"고
반문하며 "코멘트의 가치도 없다"고 혹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정권의 경제정책을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분배 형평성을 중시한 기존 DJ 경제철학과 배분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IMF프로그램간의 조화가 가장 큰 논란거리였다.

결국 모든 경제주체를 끌어안고 조화로운 경제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바로 내용보완과 수위조절을 위한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수정작업에는 다시 한달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

다급해진 재경부는 사무관급 5명을 KDI에 급파했다.

이들은 KDI와 공동작업반을 구성, 야전침대까지 놓고 작업에 가속을 붙였다.

산고를 거쳐 8월에 수정본이 나왔다.

다시 각 부처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재경부와 KDI가 마련한 간담회도 2번 열렸다.

이를 토대로 다시 수정작업이 진행됐다.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명쾌하게 책의 내용에 담는 문제와관련, 재경부는
"대중경제론" 등 김대통령의 과거 저서와 기고, 연설문, 취임사를 포함한
대통령 어록,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만들어진 우리경제 1백대 과제 등을
참고했다.

특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 이론 정립과정에서 최장집 고려대
교수를 비롯한 정치학과 교수들의 조언도 크게 도움이 됐다.

그 밖에 김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누구보다 숙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종근 전북지사로부터 수시로 책 내용에 대한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마지막 단계에서 발간사를 직접 손질했는가 하면 당초올리브
계통의 표지색깔이 너무 우중충하다며 국민에게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도록 바꾸라고 지시하기도.

이에따라 책 표지가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재경부는 이 책의 제목으로 <>21세기를 위한 도전과 기회 <>국민의 정부
경제철학과 개혁 청사진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구상 <>국민과
함께 내일을 연다는 등의 4개 안을 제시.

김 대통령은 예상외로 제4안을 선택해 실무진들을 놀라게 했다.

대통령은 특히 이 책이 국민 모두에게 읽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딱딱한
학문적용어를 쉽게 풀어쓰는 한편 책 내용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도록
만화를 만들어 무료배포토록 지시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 책은 일반서점에서 살수있다.

가격은 2천원안팎.

만화책은 무료로 배포된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