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중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일 모스크바 클레믈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 경제개혁을 강력히
추진키로 합의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과거 공산주의로 회귀하지
않는 한 러시아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친 러시아대통령도 "경제개혁작업은 중단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엘친대통령은 "현재 러시아가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 극복을 위해
일시적으로 경제전반에 대한 국가통제를 강화할 수도 있다"며 IMF의 차질
없는 자금 지원을 요구했다.

양국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가 비축하고 있는 핵무기 제조원료인
플루토늄의 보유량을 1백60t에서 1백10t으로 줄인다는데 합의했다.

러시아 경제위기와 관련,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차관제공 등 구체적인
경제지원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지도자들과
만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약속한 2백26억달러의 대러시아 자금지원이
순조롭게 이행되기 위해서는 민주화와 시장경제라는 정책노선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 사태를 반전시킬 수 있을 정도의 획기적인 지원안을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 정부와 의회가 마련한 "러시아 연방 사회.
경제 발전 방안"이 개혁의 후퇴를 가져올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 방안은 산업정책에 대한 통제 강화,국가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기업체의 국영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러시아로 떠나기전 "러시아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소련식
정책으로의 회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 이번 방문 목적이 러시아의 개혁
후퇴를 막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국정상은 이밖에 국제테러 대처 문제 및 코소보사태, 전략무기 감축문제,
러시아의 미사일 수출 중단 등을 논의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양국간 공조방안도 논의됐다.

경제문제에서 눈에 띨만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과 달리 세계안보 문제
에서는 비교적 의견이 접근됐다는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이날 양국정상회담은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엘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