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계가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화중 일정비율을 의무적으로 은행에
팔라는 거래은행들의 요구로 환전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정부가 수출증대를 위해 내놓은 무역어음 활성화 대책도 어음할인
금리가 회사채 발행금리보다 높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일 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외국환은행들은 달러화 확보와 수지개선
차원에서 무역업체들에 대해 수출대금 네고시 은행간 추심결제인 DA
(인수도조건)방식 수출은 대금의 30%, LC(신용장)방식 거래는 10%가량의
달러를 무조건 은행측에 팔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에따라 무역업계는 거래은행의 요청에 따라 달러를 은행에 팔때 2%의
수수료를 물고, 수입대금 결제를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2%의
수수료를 또 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1천만달러를 DA조건으로 수출하고 은행측과 대금네고시 3백만달러
를 은행에 매각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2%인 6만달러를 수수료로 물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 리스크도 수출업계가 떠안을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외환매입.매도시 은행에 주는 수수료도 매매기준율의 각 1.5~2%에
달해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외환매매수수료는 일본의 경우 매매시 각 평균 0.8%, 태국은 0.55~0.57%,
대만은 0.147~0.295% 수준으로 우리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

이밖에 거래은행으로부터 수출대금을 미리 받는 경우에 지급하는 일종의
선이자인 환가료도 리보에 5~6%를 더한 수준으로 채산성을 맞출수 없다는
것이 업계 호소다.

S사의 한 관계자는 "수출 평균 마진율이 1~2%인 상황에서 각종 수수료를
제외하면 수출해서 남는게 없는 실정"이라며 "수출을 늘리려면 우선적으로
은행의 불공정 행위를 없애고 각종 수수료를 국제수준으로 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빠르면 이달말부터 시중은행 창구에서 시행되는 무역어음 할인금리는
13%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 회사채 발행금리(11~12%)보다 높아 수출업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본지점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역어음 할인을 통한 대기업
수출자금 지원을 빠르면 이번주중 7개 시중은행으로 확대해 실시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시중은행이 수출업체에 할인해준 무역어음을 재할인해 주는
형식으로 시중은행을 지원하게 된다.

K사의 한 관계자는 "무역어음을 할인받으려면 신용장을 첨부하고 보증기관
으로부터 보증서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며 "회사채를 발행하는
편이 무역어음을 이용하는 것보다 싼 상황에서 누가 무역어음을 이용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수출입금융 활성화 대책을 마련, 산업은행이 1조원의
무역어음 할인 전담재원을 조성해 6~30대기업에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힌바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