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들로부터 "적정"감사의견을 받은 회사들중에서도 부도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회계사의 적정의견을 회사의 경영상태가 안정된 것으로 받아
들이는 경향이 있으나 이를 과신하면 투자손실로 이어질수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3일 증권감독원에따르면 공인회계사로부터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외부감사대상법인(자산총액 60억원이상법인)들 가운데 올들어 7월말
현재까지 부도로 쓰러진 기업은 모두 7백21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외부감사대상법인 7천7백14개사가운데 10분의 1정도가 부도기업으로
전락한 셈이다.

이중 직전 사업연도 결산에서 적정의견을 받은 회사수는 6천7백개사였으며
8.6%인 5백74개사가 부도를 냈다.

회계법인별로는 빅6(국제적인 초대형 회계법인과 제휴한 국내 6개 회계
법인)중 안건회계법인에서 적정의견을 받은 회사들의 부도율이 10.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영화회계법인의 적정의견 부도율이 7.5%였으며 삼일회계법인
(6.9%), 세동회계법인(6.2%) 등도 6%이상의 적정의견 부도율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안진회계법인과 산동회계법인은 이 비율이 각각 5.6% 및 5.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빅6외의 다른 국내 대형회계법인들의 경우 삼덕회계법인의 적정의견
부도율이 10.9%로 제일 높았고 신한회계법인(9.1%), 청운회계법인(7.7%)
등의 순이었다.

반면 대주회계법인의 적정의견 부도율은 5.3%에 그쳤다.

이와관련 회계사들은 적정의견은 회계처리가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제대로
됐다는 것을 표시할뿐 기업의 재무상태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관계자들은 수임료를 올리는데 급급한 나머지 무분별하게
회계감사 업무를 수락하는 회계법인들의 경우 적정의견 부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양홍모기자 yang@ 박영태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