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구충서 부장판사)는 3일 딸의 침실에 팬티만
걸친채 누워있던 남자를 두들겨 팬 아버지 이모씨(49)에게 원심의 징역
6개월 대신 벌금 2백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상황이 긴급하지 않았는데도 이씨가 딸의 남자친구를 지나치게
폭행한 것은 정당방위로 볼수 없으므로 상해죄가 인정된다"며 "그러나 이른
아침 딸의 방에 숨어있는 남자를 보고 흥분한 아버지의 심정을 십분 이해해
징역대신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3월 출근 전 딸(19)의 방에 들렀다가 침대에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숨어있는 딸의 남자친구(22)를 발견하고 흥분한 나머지 나무뭉둥이로
온몸을 마구 때려 무릅인대를 파열시키는 등 전치 7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판결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항소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