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페라도"의 로베르토 로드리게즈가 메가폰을 잡고 "저수지의 개들"
"펄프필션"의 쿠엔틴 타란티노가 시나리오를 쓴 영화.

할리우드의 악동들이 펼치는 섬뜩한 유머가 관객을 당황하게 만든다.

떠들썩했던 소문과 달리 영화는 심드렁하게 시작된다.

감옥에서 탈출한 두형제가 고속도로에서 벌이는 사건들은 삼류 갱영화의
그렇고 그런 장면같다.

그들은 목사가족을 인질로 삼아 멕시코 국경을 넘으려 한다.

이윽고 뉘엿뉘엿 해가 저무는 황혼이다.

일행이 "티티 트위스터"라는 싸구려 스트립바에 도착하며 영화는 완전히
뒤집어진다.

이곳은 뱀파이어의 소굴이다.

관능적인 여마왕 팬더모니엄의 발작과 함께 흡혈귀들은 광란의 축제를
벌이고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사투가 시작된다.

사지가 찢기고 눈알이 튀어나오는 아수라장 속에서도 감독은 시종 유머를
잃지 않는다.

공포영화인지 코미디인지 분간을 못하는 사이 관객은 감독의 짖궂은 장난의
덫에 걸렸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잔인한 장면이 많은게 흠이지만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영화팬들도 매력을
느낄만 하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