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은 원금을 일부 탕감하고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부채탕감규모 재조정안을 오는 8~9일께 채권단협의회를
거쳐 마련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3일 "조속한 시일내에 재입찰을 마무리짓기 위해 부채
탕감규모 등 입찰조건에 대한 재검토작업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의 손실이 큰 원금탕감보다는 경영정상화후 한푼이라도
건질 수 있는 출자전환을 더 집중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빠르면 이번주말 채권금융기관실무자 회의와 여신담당 임원회의,
오는 7일전후 재입찰공고, 8~9일께 채권단 대표자 회의 등을 거쳐 이달안에
재입찰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기아자동차측에 통보키로 했다.

그러나 부채탕감 규모를 늘릴 경우 채권금융기관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돼 채권단 협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산은은 기아자동차에 대해서도 추가인원감축, 임금삭감 등에 대한 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시해 주도록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부채의 원금마저 깎아주면 채권단의 손실이 커지며 이는
결국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국민의 세금부담이 가중된다"며 "채권단과
주주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기아 임직원도 손실과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최근 입찰과정에서 기밀정보를 유출한 기아자동차와 입찰사무국
관계자들에 대해 적절히 조치해줄 것을 류종렬 관리인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