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실직 아픔을 달래주려면..이훈구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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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구 < 연세대 교수. 심리학 >
실직이란 누구에게나 커다란 충격이다.
해고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극단적으로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실직은 개인의 사회적 신분.역할.정체감을 송두리째 빼앗아 그는 신체는
존재하되 사회적으로 그 역할이 박탈된 가공의 인물이다.
따라서 실직자는 극도의 분노.좌절 그리고 무기력감을 갖게된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장애가 장기화하면 그는 정신병적 우울증 불안증을
갖게돼 자살까지 감행하는 수가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IMF형 자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 실직은 당사자 혼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많은 실직자가 부부갈등을 겪게돼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IMF형 노숙자가 많이 발생했는데 그들은 실직으로 인해
가정이 와해된 사람들이다.
필자는 금년 3월에 심리학 자원봉사대를 조직하고 실직자를 돕기위한 상담
전화를 가설했다.
그동안 많은 실직자를 전화상담했는데 실직자가 어떻게 실직의 충격에
적응해 나가는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피상담자(실직자)는 크게 네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었는데 그 첫째
유형은 가정파탄형이다.
가정파탄형은 부부가 갈등을 갖게돼 별거 가출 또는 이혼을 하는 경우다.
실직자의 가정파탄은 평소에 부부간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
남편의 실직이 가정파탄의 도화선이 된다.
두번째 유형은 부인내조형이다.
실직자 중에서 제일 적응을 잘하고 또 운이 좋은 형이다.
평소에 부인에게 점수를 많이 따놓은 사람이나 실직을 했어도 경제적으로
조금도 어려움이 없는 경우에는 흔히 부인으로부터 내조를 받게된다.
적극적으로 내조하는 부인은 실직한 남편이 기죽지 않도록 용돈도 듬뿍주고
남편친구에게 자기 남편과 놀아달라고 간청한다.
남편을 가끔 노래방에도 데려가 실직의 스트레스를 발산시켜 준다.
세번째 유형은 고군분투형이다.
고군분투형은 부인의 내조를 받지않고 혼자서 외롭게 실직의 고통을 이겨
나가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실직자들은 이 세번째 유형에 속한다.
한국 샐러리맨들은 일 중독자였기 때문에 늦게까지 직장에서 일하고 귀가해
서는 피곤해 잠에 곯아 떨어지기 때문에 부인과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다.
많은 한국부부들은 각자 자기 일에 신경쓰되 배우자 일에는 간섭하지 않는
자기중심적 부부생활을 영위해왔다.
이러한 평소의 습관이 남편이 실직해 가정에 머물러 있는데도 그대로
지속하는 것이다.
실직자는 은근히 부인의 위로와 격려를 바라고 있지만 부인은 남편과 대화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슬슬 눈치만 볼 뿐이다.
따라서 고군분투형 실직자는 혼자서 열심히 친구를 찾아나서고 쉼터를 찾아
다니며 길거리를 헤맨다.
그야말로 혼자서 실직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이 고군분투형은 다음에 말하는 무기력형에 비해서는 아직은 생기가
발랄한 사람이다.
마지막 유형인 무기력형은 실직으로 인한 충격이 너무 크거나 또는 이
충격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해서 무기력해진 실직자를 말한다.
그는 더이상 문밖 출입을 하지 않고 구들장을 베고 누워 하루종일 방안에서
꼼짝하지 않는다.
그는 공상 백일몽으로 하루를 소비하는데 그러다보니 머리속이 점점 더
복잡해져 저녁에는 불면증으로 고생한다.
불면증이 계속되면 잠을 청하기 위해 하루 저녁에 두서너병의 소주를 마시게
된다.
실직자를 위한 상담전화를 가동한 후 첫 2~3개월동안은 고군분투형이 가장
많았으나 이제는 무기력형이 더 많아졌다.
고군분투형이 실직한지 6개월이 지나다보니 이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돼 무기력형으로 넘어간 것같다.
그러나 실직자 유형중 가장 불쌍한 사람은 가정파탄으로 본의 아니게
가출하게된 노숙자들이다.
이들은 거처할 곳마저 없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가족의 품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안식할 거처를 제공하고 가능하면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할 임무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5일자 ).
실직이란 누구에게나 커다란 충격이다.
해고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극단적으로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실직은 개인의 사회적 신분.역할.정체감을 송두리째 빼앗아 그는 신체는
존재하되 사회적으로 그 역할이 박탈된 가공의 인물이다.
따라서 실직자는 극도의 분노.좌절 그리고 무기력감을 갖게된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장애가 장기화하면 그는 정신병적 우울증 불안증을
갖게돼 자살까지 감행하는 수가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IMF형 자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 실직은 당사자 혼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많은 실직자가 부부갈등을 겪게돼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IMF형 노숙자가 많이 발생했는데 그들은 실직으로 인해
가정이 와해된 사람들이다.
필자는 금년 3월에 심리학 자원봉사대를 조직하고 실직자를 돕기위한 상담
전화를 가설했다.
그동안 많은 실직자를 전화상담했는데 실직자가 어떻게 실직의 충격에
적응해 나가는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피상담자(실직자)는 크게 네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었는데 그 첫째
유형은 가정파탄형이다.
가정파탄형은 부부가 갈등을 갖게돼 별거 가출 또는 이혼을 하는 경우다.
실직자의 가정파탄은 평소에 부부간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
남편의 실직이 가정파탄의 도화선이 된다.
두번째 유형은 부인내조형이다.
실직자 중에서 제일 적응을 잘하고 또 운이 좋은 형이다.
평소에 부인에게 점수를 많이 따놓은 사람이나 실직을 했어도 경제적으로
조금도 어려움이 없는 경우에는 흔히 부인으로부터 내조를 받게된다.
적극적으로 내조하는 부인은 실직한 남편이 기죽지 않도록 용돈도 듬뿍주고
남편친구에게 자기 남편과 놀아달라고 간청한다.
남편을 가끔 노래방에도 데려가 실직의 스트레스를 발산시켜 준다.
세번째 유형은 고군분투형이다.
고군분투형은 부인의 내조를 받지않고 혼자서 외롭게 실직의 고통을 이겨
나가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실직자들은 이 세번째 유형에 속한다.
한국 샐러리맨들은 일 중독자였기 때문에 늦게까지 직장에서 일하고 귀가해
서는 피곤해 잠에 곯아 떨어지기 때문에 부인과 대화를 할 기회가 없었다.
많은 한국부부들은 각자 자기 일에 신경쓰되 배우자 일에는 간섭하지 않는
자기중심적 부부생활을 영위해왔다.
이러한 평소의 습관이 남편이 실직해 가정에 머물러 있는데도 그대로
지속하는 것이다.
실직자는 은근히 부인의 위로와 격려를 바라고 있지만 부인은 남편과 대화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슬슬 눈치만 볼 뿐이다.
따라서 고군분투형 실직자는 혼자서 열심히 친구를 찾아나서고 쉼터를 찾아
다니며 길거리를 헤맨다.
그야말로 혼자서 실직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이 고군분투형은 다음에 말하는 무기력형에 비해서는 아직은 생기가
발랄한 사람이다.
마지막 유형인 무기력형은 실직으로 인한 충격이 너무 크거나 또는 이
충격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해서 무기력해진 실직자를 말한다.
그는 더이상 문밖 출입을 하지 않고 구들장을 베고 누워 하루종일 방안에서
꼼짝하지 않는다.
그는 공상 백일몽으로 하루를 소비하는데 그러다보니 머리속이 점점 더
복잡해져 저녁에는 불면증으로 고생한다.
불면증이 계속되면 잠을 청하기 위해 하루 저녁에 두서너병의 소주를 마시게
된다.
실직자를 위한 상담전화를 가동한 후 첫 2~3개월동안은 고군분투형이 가장
많았으나 이제는 무기력형이 더 많아졌다.
고군분투형이 실직한지 6개월이 지나다보니 이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고갈돼 무기력형으로 넘어간 것같다.
그러나 실직자 유형중 가장 불쌍한 사람은 가정파탄으로 본의 아니게
가출하게된 노숙자들이다.
이들은 거처할 곳마저 없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가족의 품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안식할 거처를 제공하고 가능하면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할 임무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