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실직자 지원을 위해 내년도 예산에 4조8천억원을 반영키로 했다.

이외에도 고용보험기금 실업자대부 등 비예산부문 지원금으로 3조2천억원을
배정했다.

이같은 지원규모는 올해보다 무려 42.2%나 늘어난 것.

내년도 전체 예산(86조원)이 올해보다 6.4% 늘어난데 비하면 "국민의
정부"가 실업문제에 얼마만큼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만하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앞선다.

지원되는 돈이 대부분 실업급여와 공공근로사업용으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이는 근본적인 실업문제 해결책이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고용유발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분야 투자는 너무나
인색하다.

내년도 예산에 책정된 금액은 올해보다 오히려 10.1% 줄어든 5조9천억원.

세수부족으로 새롭게 사업을 벌일 여력이 없다는게 예산당국의 설명이다.

이로인해 외자유인책으로 추진되던 인천국제공항 주변의 국제투자자유도시
개발과 지역균형개발 차원의 호남고속철도건설이 차질을 빚게됐다.

기존 SOC사업의 조기집행도 눈에 띠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내년도 예산배정은 장기적인 고용창출보다는 일과성 "생색내기"
라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SOC투자 확대가 대규모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0억원의 투자가 늘면 35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다는 건설산업연구원의
연구분석이 이를 증명한다.

미국이 대공황 시절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실업률을 24.9%에서 9.9%로
낮추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실업수당지급과 같은 인기몰이식 정책보다는 건설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마련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배려가 아쉬운 시점이다.

송진흡 < 사회2부 기자 jinh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