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주공항에서는 성대한 환영행사가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첫 취항한 제주~서울~중국 상하이(상해)간 정기노선을
이용,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환영하는 행사였다.

김태환 제주시장이 첫 발을 내딛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꽃다발을
안겨주며 제주도 방문을 환영했다.

이날 제주도를 찾은 중국관광객은 97명.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2천여명정도의 중국관광객이 직항편을 이용,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도청은 도내 4개국도에 한자가 병기된 관광지 안내표지판 설치를
추진중이다.

한글과 영어로 표시된 관광지 안내표지판에 한자를 추가, 중국인 관광객들
에게 편의를 주기 위해서다.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송훈 과장은 "앞으로 제주도에서는 중국어를
할 수 있는 관광요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들어 8월말까지 전체 제주도 관광객수는 줄었지만 중국 일본 대만
미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관광객수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3%정도
늘었다.

제주가 내국인 중심 관광지에서 외국인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탈바꿈되는 징후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들어 제주도내에서 잇따라 개최되는 관광개발
투자설명회에는 미국 영국 스위스 일본 등지의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듣고
있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관광개발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외국투자처는
미국 펄토낵스사.

투자예상규모는 5억달러다.

또 개발참여의사를 밝힌 외국회사는 영국 보비스, 미국 파슨스, 중국
건축공정총공사, 홍콩 카플란, 스위스 에드워드켈러, 미국 로컴 등 8개사다.

중국 저장성(절강성) 대외경제교류협회는 지난달 28일 제주 서귀포시
관광투자설명회에 참석, 중문관광단지안에 중국인을 상대로 한 대규모
전문식당을 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관광지구 개발에 나선 일부 국내 사업시행자는 자금부족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국내 부동산컨설팅업체들도 재일교포 및 화교들을 상대로 제주도개발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제주도청 지역계획과 이영두 과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반환에 따라
대체 관광개발지로 제주도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제도적 뒷받침만 마련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곧바로 돈지갑을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도 부동산 경기는 관광산업에 따라 움직인다.

지난해 제주도내총생산 3조1천2백64억원 가운데 감귤을 주축으로 한
1차산업 비중은 30%, 3차산업(관광) 비중은 66%였다.

때문에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면 지가가 오르고 반대의 경우 지가가
떨어진다.

IMF탓도 있지만 올들어 관광산업이 침체하자 땅값도 덩달아 떨어졌다.

올 상반기중 제주도 지가는 평균 5.2% 떨어졌다.

제주시청 근처에 있는 제주대우공인 김응돈 사장은 "제주도 부동산 경기는
관광지구 개발과 상관관계가 있다"며 "IMF이후 국내 업체들이 제주도
관광지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자본의 대거 유치라는 기폭제가 마련되면 부동산 경기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전망이다.

제주도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미칠 또다른 요소는 그린벨트 재조정이다.

제주시 세무소사거리에 있는 문화공인 신남극 사장은 "제주도 그린벨트가
전면 해제되지 않더라도 상당 부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벌써부터
그린벨트안에 있는 준농림지 가격동향을 묻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소일거리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그린벨트내 과수원은 투자 1순위로
꼽히면서 가격이 들먹거리고 있다는 것.

그렇지만 아직까지 제주도에서 부동산 가격이 뛰는 지역은 거의 없다.

거래도 활발한 편은 아니다.

제주시 중앙로터리 광양로터리 등의 대로변 상가지역은 평당 3천만원
안팎에서 변두리 상업지역은 3백만~6백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주택지는 2백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외지인들이 전원주택용 등으로 관심을 보이는 준농림지(임야)는
2만~3만원선이다.

감귤밭은 지역에 따라 5만~1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최승훈 제주지점장은 "제주 부동산 가격은 바닥세"라며
"제주도 부동산은 관광지개발에 따라 상종가를 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
볼때 지금이 투자적기로 본다"고 말했다.

< 제주=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