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골퍼의 불치병중 하나가 "이번만은 되겠지"병이다.

불치병은 첫샷부터 잉태된다.

그날의 첫 아이언샷이 타깃 오른쪽으로 휘면 그날의 아이언샷은 18홀 내내
오른쪽으로 돌게 마련이다.

또 퍼팅이 경기초반 홀 왼쪽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그날 퍼팅은 대체로
홀 왼쪽을 스치는 형태가 된다.

드라이버샷의 경우는 특정홀에 이르러 역시 난치병임이 증명된다.

예를들어 두번이나 연속 OB를 낸 홀에서도 "이번만은 OB가 안나겠지"하며
치다가 역시 같은 방향에 탄도도 같은 OB를 내고 마는 것.

결국 주말골퍼들은 18홀 내내 같은 느낌에 같은 스윙을 하면서도 "이번만은
제대로 되겠지"하며 그같은 샷을 계속한다.

바로 이같은 불치병이 프로와 아마의 차이이다.

프로들은 그날 라운드초반 클럽별 샷들을 보고 "그날의 구질에 맞추는
샷"을 한다.

아이언샷이 생각보다 오른쪽으로 날면 평소보다 타깃 왼쪽을 겨냥하는
식이다.

방향이 틀리면 반드시 원인이 있는 법.

그런데 그 원인을 당장 발견했을 경우엔 고치면 되지만 뭐가 뭔지 모를
경우엔 그날 구질에 맞추는 수 밖에 더 있는가.

특히 아마골퍼들은 스윙의 문제점을 즉시 자가진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구체적 조정이 긴요하다.

뭔가 잘못 됐으면 하다못해 겨냥지점 변경등의 실제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

구질뿐만 아니라 연속 OB가 나는등의 "홀 징크스"도 클럽을 미디엄
아이언까지 과감히 바꿔 선택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일단은 그 징크스를 깨버리는 시도가 중요한 것.

이같은 조정과 그날 구질의 감안이 바로 핀을 향해 쏘는 샷이다.

김흥구 <골프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