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와 리노베이션이 만날 때"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싸게 사서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이는데 있다.

그래야 팔 때에 많은 투자이익을 낼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불황기일수록 경매를 통해 싼 값에 부동산을 구입,
리노베이션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투자전략이 효과적이다.

중견건설업체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지난 3월 정년퇴직한 황정만(59)씨는
이같은 흐름을 잘 타 부동산 테크에서 적잖은 성과를 올린 케이스.

돈을 어떻게 굴릴까 궁리하던 그는 퇴직 2달만인 5월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대지 75평 건평 80평규모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매입가격은 1억원.

최초 감정가는 1억8천만원이었으나 IMF쇼크가 경매시장에 몰아닥친 탓에
3차례나 유찰, 절반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다.

이미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갖고 있었던 황씨는 주저하지 않고 이 가격에
단독응찰했다.

건물 내외부를 고쳐 상가주택으로 개조키로 한 것.

그는 이 집을 낙찰받자 곧바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건물 모서리부분에 H빔을 설치한 후 외벽에 단열재와 석고보드를 덧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건물외관을 완전히 새집처럼 꾸몄다.

1층에 점포를 내기위해 실내계단을 헐고, 건물밖에 설치하는 한편 1층의
방 4개를 17.5평짜리 점포 2개로 개조했다.

2층의 방 4개는 3개로 줄이고 부엌도 일자형에서 디귿자형으로 바꾸는 등
최근 주거공간에서 가장 중시되는 거실공간을 크게 넓혔다.

이와함께 기름보일러를 도시가스로 교체하고 마당에 승용차 2대분의
주차장을 만들었다.

이렇게 고치고 나니 훌륭한 상가주택이 됐다.

수리비용도 그가 건설회사에 재직했던 덕에 비교적 적은 5천5백만원만
들었다.

그는 점포 2개를 3천만원씩에 임대, 손쉽게 건축비를 뽑았다.

인근 중개업소 등을 통해 시세를 알아보니 현재는 2억2천만~2억4천만원정도.

그러나 1층 점포의 장사가 잘 돼 프리미엄이 붙으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흐뭇한 얘기도 들었다.

주택구입비와 각종세금 건축비를 제외하고 최소 6천만원을 번 셈이다.

그는 집을 새로 장만했을뿐 아니라 지금 2개 점포에서 매달 60만원씩 짭짤한
임대수익도 올리고 있다.

또한 퇴직금중 남은 1억8천만원과 이 집을 경락받자마자 처분한 아파트값
3억1천만원 등 4억9천만원을 금융상품에 투자, 이자수입도 누리고 있다.

황씨는 경매로 싼 값에 낡은 주택을 구입해 리노베이션으로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한편 임대수익도 올리는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 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