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무선사(HAM)는 눈에 보이지 않는 외교관"이란 말이 있다.

한국통신 대구본부 아마추어무선동호회는 이 말을 실천하는 모임이다.

지난 96년 4월-.

당시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놓고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우리 동호회도 뭔가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맞댄 결과,월드컵을 한국에서 치러야 하는 필요성을 무선으로
전 세계에 알리기로 했다.

무선이 잘 터지는 곳을 찾아 경북 영천에 있는 보현산(해발 1천1백24m)
정상에 올랐다.

무선장비를 갖고 산에 오르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러나 세계만방에 송신을 개시하자 모든 피로는 일시에 사라졌다.

"HAM"회원이란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 순간이었다.

우리 동호회는 한국통신 대구시내국과 인근지역 한통직원 등 모두 30명으로
이뤄져 있다.

회원들은 무전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역시 무전기로 일과를 마무리할 정도로
HAM을 사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HAM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의료품을 얻기도 하고 조난당한 사람을 위해
구조대를 부를 수도 있다.

요즘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되긴 했지만 오지에서는 통화가 안되기 일쑤다.

그러나 무전기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다.

우리 동호회는 또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사회봉사활동을 벌인다.

어린이 날에 열리는 각종 행사장에서 미아 찾아주기를 지난 90년부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두 1백여명의 미아를 부모에게 찾아 주었다.

우리 HAM은 앞으로 추석과 설 등 명절때 귀성차량들에 교통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의 전 회원이 참여, 봉사활동을 펼치면 귀성객들은 더 빠르고 안전하게
고향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진형 < 한국통신 대구본부 총무국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