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이 8일 합병을 선언하고 두 조직의 통합작업에 착수
한다.

하나+보람의 가장 큰 특징은 "생존"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두 은행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합병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두 조직간 융화는 상업+한일은행보다 쉽게 이뤄지리란 관측이
우세하다.

<> 합병절차 =합병사무국을 통한 실무작업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게 자산실사다.

최근 마무리된 회계법인 경영진단 결과가 있지만 제3기관에 의한 정밀실사
가 이뤄져야 합병비율이 구체적으로 정해진다.

실사작업은 삼일회계법인이 맡아 이달말까지 끝내고 합병비율은 10월중순
까지 산출할 예정이다.

실사에는 정부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어 10월 26일까지 합병이사회, 12월7일 이전에 합병주주총회를 각각 열어
승인을 얻은뒤 재경부의 인가로 절차를 마무리한다.

합병은행 이름은 주주총회전에 결정된다.

합병은행 출범을 전후로 국내외 점포의 통폐합, 중복거래처 조정,
전산시스템 통합, 업무지침 통합, 자회사정비, 통합신상품개발 등이 진행
된다.

두 은행은 또 직원간 융화를 위해 "합동연수"도 추진한다.

<> 합병의 효과 =비용절감과 점포통합 등에 따른 시너지효과로 내년에
1천2백억원이상의 현금유입이 발생하고 2000년이후엔 연간 1천억원이상의
수익증가효과를 낼 전망이다.

두 은행은 이에따라 2000년 5천억원, 2002년 1조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합병후 5년안에 자기자본 당기순이익률(ROE)은 15%이상, 총자산
당기순이익률(ROA)은 1.0%이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시장점유율도 총자산기준으로 7%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합병비용으로는 3백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합병은행의 전략 =내년1월 합병은행출범을 기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은행으로 변신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다.

우선 개인시장과 중견기업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또 보험 뮤추얼펀드 투자은행 등을 인수하거나 독자적으로 설립해 2002년
까지 총자산 1백조원, 자기자본 4조원이상의 "종합자산관리회사"로 변신
한다는 구상이다.

두 은행은 연봉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능력과 실적에 따라 대우를 달리해야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고 불협화음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부제도 전면적으로 도입한다.

행내 공모를 통해 외환딜러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를 모집한다는 계획도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직종에만 종사,실적에 따라 연봉을 받게 된다.

이와함께 여신기능을 영업점에서 완전 분리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즉 10~20개 점포를 총괄하는 기업금융센터를 설치, 기업여신을 별도로
담당토록 한다는게 통합은행의 구상이다.

가계여신도 비슷한 방법으로 특화시킬 계획이다.

보람은행처럼 기업금융(RM)과 가계금융(PB)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점포는 일단 50개 안팎을 통합할 예정이다.

하나+보람은 외자유치와 추가합병을 통해 덩치도 더 키우기로 했다.

외자 유치는 3억~5억달러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트너로 UBS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른 은행과 추가 합병도 추진한다.

장기신용은행이 유력후보중 하나다.

최근 하나와 장기신용은행에 나란히 투자한 국제금융공사(IFC)가 중매역할
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