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인수합병(M&A)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업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데도 막상 성사가 되지 않
고 있다.

중진공은 지난달초 경기 안산에 개설된 "중소기업 M&A센터"에 신청한 기업
은 45개사에 달했지만 성사된 것은 아직 1건도 없다.

지난 4월초 문을 연 중소기협중앙회 M&A센터에도 23건의 신청이 들어왔으나
계약실적은 전혀 없는 상태다.

지난 15일 7천8백평의 공장부지와 상가가 딸린 건물을 가진 블록 성형업체
가 2억9천만원대에 회사를 내놔 중진공 M&A센터가 직접 중개에 나섰으나 끝
내 결렬되고 말았다.

이 업체는 현재 연간매출이 20억원에 이르는데다 KS마크와 18명의 기능인력
을 확보하고 있어 비교적 좋은 조건인데도 인수자들이 턱없이 매입가를 깎으
려는 바람에 계약이 결렬됐다.

M&A전문업체의 경우도 "미래와 사람"이 한건(엠에스테크)을 성사시켰을 뿐
다른 업체들은 큰 실적을 거두지 못한 형편.

태성컨설팅의 최운태사장은 "이처럼 M&A알선이 부진한 것은 국내 중소기업
들이 자산을 공개적으로 평가하길 꺼리는데다 기술등에 대한 가치판단이 서
로 심하게 달라 알선하기가 무척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박양호 한경컨설팅센터 소장은 "중소기업의 인수합병이 시급한데도 성사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감안, M&A촉진을 위해 인수기업에 대해 구조개선자금을
지원해주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치구 기자 rh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