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께서 예법을 가장 강조하셨으니 그 반열에 오를만도 하다.
예기는 전한의 대성이 옛날의 예법에 관한 기록을 정리한 서적이다.
의례의 해설및 정치, 음악, 학문 전반에 걸쳐 예의 근본 정신에 관해
서술해놓고 있다.
예법을 다룬 서적에 음악이 등장하는 이 대목이 중요하다.
그만큼 인간의 정서와 기본적 도덕률 더 나아가 정치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성이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우리 국악의 기본 오음계는 궁상각치우로 이루어져 있다.
현대적 음계로 얘기하면 다(C)음계로 각기 도레미솔라에 배당된다.
이 다섯 음계는 또한 오행의 기본 속성과 관련되어 있으며 임금이 백성을
다스림에 있어 가져야할 법도를 지적해준다.
한서의 율력지와 예기의 악기 편에 동양 오음인 궁상각치우 각각에 관한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궁성은 토에 속하며 중앙이니 임금을 상징하며, 상성은 토가 다스리는 금에
속하니 신하의 법도로서 그 역량이 빛나며, 각성은 목에 속하니 오히려
임금이 존중해야할 백성의 도리이다.
치성은 화이니 바삐 활동하는 일로서 번성하여 복을 받으며 우는 수로서
세상 만물자체를 일컫는다.
궁상각치우는 음계의 개념외에도 악기 자체의 소리를 상징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분류는 악기의 재질과 관련되어 있다.
궁성은 실로 만든 악기, 상성은 가죽 혹은 나무로 만든 악기, 각성은 돌로
만든 악기를 통해, 치성은 대나무로 만든 악기, 그리고 우성은 금속성의
악기에서 나는 소리를 일컫는다.
우리 국악에 사용되는 악기로 예를 들면 거문고 가야금 아쟁 해금 등은
궁성을, 장구 좌고 태평소 등은 상성을, 편경 특경 등은 각성을, 대금 중금
단소 피리 생황 등은 치성을, 마지막으로 편종 징 꽹과리 나발 등은 우성을
낸다고 말할 수 있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