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을 공식선언한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은 투자신탁 보험 등 자회사를
잇따라 설립, 금융지주회사로의 발돋움을 모색한다.

김승유 하나은행장과 구자정 보람은행장은 8일 은행회관에서 합병
기자회견을 갖고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장기발전전략을 제시했다.

<> 향후 일정및 진로=하나.보람은행은 회계법인의 자산실사를 토대로 합병
비율을 결정하게 된다.

자산실사는 늦어도 10월초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두 은행은 이어 10월16일 확대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12월7일
합병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4일부터 합병은행으로 공식 출범하게 된다.

합병은행의 총자산은 6월말현재 41조3천2백10억원에 달해 자산기준으로
국내 7위 중견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하나은행이 인수한 충청은행의 자산을 합치면 46조원대로 올라선다.

두 은행은 앞으로 선진국형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을 모색키로 했다.

외국계 은행과 자본 참여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영업망(네트워크)를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김승유 행장은 "향후 2-3년내에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투자신탁 보험 금융중개 등 핵심 금융서비스
분야에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02년까지 총자산 1백조원이상,자기자본 4조원이상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하고 합병은행은 금융지주회사가 된다는 구상이다.

<> 정부지원 어떻게 =정부는 자금지원에 앞서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의 합병인 만큼
자구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요구하는 자구노력은 부실은행(보람은행)이 40%정도 인원을 감축
하거나 올 연말까지 1인당 영업이익이 선진국 수준인 2억6천만원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같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정부는 증자와 부실채권 매입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해줄 방침이다.

후순위채 매입은 효과가 거의 없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경부 관계자는
덧붙였다.

<> 극복해야할 과제 =정부가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
이어서 또 한차례 진통이 예상된다.

인원감축을 추진할 경우 합병구도마저 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합병후 사업부제와 연봉제의 성공적인 정착도 보증하지 못한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참여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현재 같은 영업형태로는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발전은 어려울
것이란게 금융계의 평가이다.

두 은행은 대기업보다는 중기업위주의 경영을 해왔고 개인고객도 중상위
계층 위주로 영업해 왔다.

영업 대상을 넓히지 않고서는 충분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여건 아래서 핵심금융분야를 총괄하는 자산관리형
선도은행으로 부상하기 위해선 보다 체계적인 전략수립이 긴요하다는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 향후 추진 일정 ]

<>.98. 9. 8 양해각서 교환, 합병 발표
10.15 자산부채 실사, 합병비율 산출 완료
10.16 합병이사회 결의
10.27 합병계약 체결
11월중 주주명부 폐쇄
12월초 경영진 구성
12. 7 합병 주주총회 개최
<>.99. 1. 4 합병은행 탄생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