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스코어를 내는데는 기량도 필요하고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거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골프규칙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골프규칙은 얼핏 복잡하게 보이지만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골퍼들이 자주 부딪치는 상황을 몇가지만 정리해 알고 있으면 스코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벌타도 안먹고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

골퍼들이 1타라도 줄이기 위해 알아야 할 상황들을 발생장소별로 나누어
살펴본다.

< 티잉그라운드에서 >

<> 파3홀에서는 반드시 잠정구를 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일부지역 골프장에 "OB티"라는 것이 있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홀 중간쯤에 설치해둔 특설티잉그라운드를 말한다.

티샷이 OB가 난뒤 OB티에서 치는 볼은 보통 4타로 친다.

물론 규칙에는 없는 것이다.

파3홀에도 이 OB티가 설치된 골프장이 있다.

파3홀에서 티샷이 OB나 분실염려가 있으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잠정구를
쳐라.

캐디가 "OB티에 가서 치라"고 해도 여기에서만큼은 원위치에서 쳐야 한다.

그 경우 원위치에서 치면 3타째, 그린주변 OB티에서 치면 4타째가 된다.

파3홀은 티잉그라운드에서 쳐도 온그린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굳이
나가서 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 "잠정구"는 분명하게 선언한다

티샷한 볼이 OB나 워터해저드이외의 곳으로 날아가 분실될 염려가 있다고
하자.

이때 분실여부를 모르고 시간절약을 위해 임시로 치는 제2의 볼을 잠정구
라고 한다.

잠정구는 말 그대로 원구를 찾지 못했을 경우 인플레이되는 볼이다.

원구를 찾으면 잠정구는 들어올리면 된다.

잠정구를 칠 때에는 동반자에게 분명하게 "잠정구"라는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원구를 찾았을 경우 원구가 인플레이볼이 된다.

92던힐컵 골프대회에서 P선수가 잠정구선언을 하지 않아 실격된 사례가
있다.

잠정구라는 선언을 하지 않고 제2의 볼을 치면 그 순간 원구는 자동적으로
분실처리된다.

나중에 찾아도 소용없다.

잠정구가 인플레이볼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잠정구선언을 하지 않았으니 벌타를 받아야한다"(96한주엘레쎄오픈
에서 실제 발생한 일)는 말은 억지에 불과하다.

<> 파3홀에서는 티를 이용한다

라운드도중 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18개 티잉그라운드밖에 없다.

티잉그라운드에서는 합법적으로 티를 꽂고 플레이할 수 있다.

파3홀에서 티샷을 할 때 티업하지 않는 골퍼들이 가끔 있다.

습관적으로 그러거나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프로골퍼들이 티샷할 때에는 드라이버.아이언 할 것없이 티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야 클럽헤드와 볼이 견실하게 접촉하기 때문이다.

단 이때 티의 높이는 골퍼들 스스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아이언클럽인데 너무 높게 꼽거나 우드인데 낮게 꼽으면 실타할 수 있다.

< 페어웨이.러프.해저드에서 >

<> 분실과 언플레이어블은 1타차다

볼이 러프에 들어갈 경우 찾는 것과 잃어버린 것은 1타차의 결과를 가져
온다.

러프속이라도 볼을 찾으면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할 수 있다.

1벌타를 받은뒤 2클럽이내에 드롭하고 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볼을 찾으면 "찾았다"고 알린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라.

그러나 볼을 찾지 못해 분실구처리가 되면 2타 손해를 본다.

분실구가 되면 원위치에 가서 3타째를 치거나 OB의 경우와 같이 분실장소
인근에서 4타째를 쳐야 하기 때문이다.

<> "워터해저드=1벌타"가 아니다

볼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가면 지레 벌타를 생각하는 골퍼가 있다.

그럴 필요가 없다.

벌타없이 대처할 수 있다.

워터해저드에 들어갈 경우 처리방법 가운데 "벌타없이 그 자리에서 친다"는
것이 있다.

1)워터해저드 내지만 물이 말랐거나 2)스탠스만 물에 잠길 경우 3)볼이
얼음위에 있을 경우 등에는 그냥 칠 수 있다.

따라서 볼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가더라도 그 상황을 유심히 살핀 뒤에 벌타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백스윙단계에서 클럽헤드가 물이나 땅에 닿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턱이 높은 벙커에서는 무리하지 않는다

최근 선보이는 국내골프장들은 미국 영국처럼 벙커도 깊게 만든다.

벙커턱을 일부러 나무로 절벽처럼 만들어놓은 곳도 있다.

볼이 높은 벙커턱밑에 떨어졌다고 하자.

프로들도 단번에 탈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도 벙커샷을 고집하는
아마추어들이 많다.

초보자들도 무조건 치고본다.

결과는 뻔하다.

그러지 말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라.

언플레이어블은 볼이 깊은 러프에 들어갔을 때만 부르는 것이 아니다.

벙커내에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면 1벌타를 받고 세가지 조치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1)원위치에서 홀에 근접하지 않은 2클럽길이 이내의 벙커내 드롭 2)볼과
홀을 연결하는 후방선상의 벙커내 드롭 3)볼을 벙커에 넣은 샷을 한 지점
(전위치)에 돌아와서 치는 것이다.

특히 3)의 방법을 모르는 골퍼가 많다.

예컨대 페어웨이에서 친 제2타가 그린주변 벙커에 들어갔다고 하면
언플레이어블 선언후 제2타를 친 지점(페어웨이)에서 다시 치면 된다.

< 그린에서 >

<> 순서대로 퍼팅한다

보통 50cm안팎의 퍼팅이 남을 때에는 "먼저 홀아웃하겠다"며 서둘러 퍼팅
하려는 골퍼들이 많다.

물론 진행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스코어측면에서는 위험천만이다.

그 경우 남의 퍼팅선을 밟지 않으려고 엉성한 자세가 되는데다 짧기 때문에
연습스윙도 제대로 못하고 퍼팅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실패하면 당사자 책임이다.

퍼팅은 홀에서부터 거리가 먼 사람 순으로 하는 것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
하는 길이다.

<> 상대방에게 마크를 요구하라

그린에 정지해있는 볼에 다른 볼이 와서 부딪치면 볼을 친 사람에게 2벌타가
부과된다.

A가 퍼팅하려는데 홀 근처에 B의 볼이 놓여있다고 하자.

A는 볼이 부딪칠 것같지 않아 그대로 퍼팅했는데 놓여있는 B의 볼을 맞혔다.

이 경우 A가 2벌타를 받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A는 B에게 볼을 치워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만약 B가 볼을 치우지 않으면 B에게 실격이 부과될 수 있다.

또 한가지.

그린위에서 볼이 깃대를 맞히면 마찬가지로 친 사람에게 2벌타가 부과된다.

그린위에서 퍼팅할 때에는 캐디나 동반자에게 반드시 깃대를 뽑아달라고
해야 한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