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8개 메이저가운데 가장 극적으로 승부가 가려진 대회는 박세리가
18홀 연장도 모자라 플레이오프끝에 미국 아마추어대표 제니 추아시리폰을
꺾은 US여자오픈이다.

인터넷 골프웹사이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이상이 이 대회를 올해 열린
메이저중 최고의 명승부전으로 꼽았다.

박세리와 추아시리폰은 정규4라운드를 합계 6오버파 2백90타로 마쳤다.

추아시리폰은 특히 4라운드 18번홀에서 그림같은 15m 버디퍼팅을 성공,
상승세를 탔다.

규정에 따라 7월6일 월요일 18홀 연장전을 치르게 되었다.

드라마는 연장 18번홀에서 나왔다.

박세리의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 왼쪽 워터해저드에 빠진 것.

우승이냐, 아마추어에게 챔피언을 내주느냐의 갈림길이었다.

박세리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침착했다.

벌타 대신 양말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샷을 하는 것을 택했다.

다행인지 추아시리폰도 보기를 범했다.

두 선수는 연장18홀도 모자라 플레이오프에 들어갔다.

첫번째홀은 모두 파.

플레이오프 두번째 홀인 11번홀(3백74야드).

두 선두 모두 어프로치샷을 핀 3m지점에 붙였다.

추아시리폰의 버디퍼팅이 컵을 비켜간데 이어 박이 버디퍼팅한 볼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박세리와 박준철씨(박세리 아버지)의 포옹이 기나긴 승부가 끝났음을
알려주었다.

극적인 승리는 아마 98US여자오픈을 두고 생긴 말인 것 같았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