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계의 황태자로 불렸던 앙드레 리(35.한국명 이석진)가 한국에서
재기한다.

홍콩 사우스모닝차이나지는 7일 "앙드레 리와 그의 옛 동료들이 한국에서
다시 모여 투자자문 회사를 설립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앙드레 리는 한때 동남아 최대 투자회사였던 홍콩 페레그린 그룹의 성장을
주도했던 인물.

채권담당 매니저로 일하며 동남아 채권시장의 금리를 메모한장으로
좌지우지 하는 등 금융계의 "황태자"로 불렸었다.

그가 맡은 채권부문에서만 회사전체 수익의 35%가 들어왔으나 올해 1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폭락하면서 그룹이 갑작스레 파산하자 "회사를 망친
책임자"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앙드레 리는 이제 한국에서 반년만에 재기의 기지개를 켜게 되는 셈이다.

앙드레 리는 한국에서 디지털 금융방식의 사업을 시작할 계획.

그는 인터뷰에서 "오는 12월께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맞는 디지털 방식의 첨단 금융거래를 하게 될 것"
이라며 대략적인 사업계획을 밝혔다.

서울에 본사를 두게 될 회사명은 "O1(오-원)주식회사"로 잠정결정된 상태다.

그는 "경영방식의 패러다임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며 "O1사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금융업과 디지털의 세계를 융합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투자회사
로 재정 투자및 기업합병 등에 관한 자문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O1사의 주무대는 아시아지만 새로운 금융기법은 전세계 투자자들을 고객
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변호사인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계 캐나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폭락으로 페레그린이 망한 것을 의식, 경제전망도
빼놓치 않았다.

그는 "전세계 경제불황이 앞으로 10년간 계속될 것"이라며 "이같은 위기는
세계경제가 산업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경제도 앞으로 10년간은 어려울 것이며 설사 이에 대비해 경제체질을
바꾸더라도 적어도 3~5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게 재기에 나서는 그의
분석틀이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