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서울 마포구 도화2지구 현대아파트 상가2층에선 "입주축하회"란
다소 이색적인 만남이 있었다.

21일 입주를 앞두고 시공회사인 현대건설이 입주민과 인근 주민들을 초청,
조촐한 다과회를 마련한 것.

조합장(김상순)과 현장소장(현대건설 안석문 부장)은 서로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며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건넸다.

불신과 반목으로 얼룩지곤 하던 재개발 현장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입주민들은 통상 4년이상 걸리는 재개발아파트 건립공사를 3년2개월만에
끝낸 시공사측에 고마움을 표시했고 시공사는 입주민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사업을 원만히 끝낼 수 있었다고 감사했다.

현장관리를 맡고 있는 한상현 현대건설과장은 "IMF한파와 아파트값 폭락으로
우울해진 입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기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입주민
과 주민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따뜻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민도 "시공사와 입주민들의 깊은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웃들과도 오랜만에 만나 친분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만족해했다.

현대건설측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2백여명이 참석, 행사가 성황을
이뤘다며 내집처럼 정성들여 지은만큼 12일부터 시작하는 입주자 사전점검
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1천7백7가구의 대단지인 도화동 현대아파트는 서울시 재개발 조합중에선
유일하게 여성이 조합장을 맡아 일을 잡음없이 처리해 주목을 받아왔다.

게다가 도화동 현장은 지난해 우수시공사례로 뽑혀 건설교통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