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한 수, 혹은 완전수는 어떤 수일까?

통계를 취해본 것은 아니지만, 명동거리에 나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면 대개 서양식 관점에서 7을 많이 대답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동양적 아니 세계적 관점에서 가장 완전한 수는
3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경우는 종교적 관점에서이다.

성부, 성자, 성령으로 대표되는 카톨릭 신앙, 대웅전에 앉아계신 세분의
본존불, 그리고 우리의 건국시조이신 단군왕검도 한인, 한웅에서 이어지는
삼위일체의 개념속에서 파악된다.

동양의 수 하면 주역이다.

주역은 철학적 연역의 세계를 주장하는 의리역과 점서로서 활용되는 상수역
의 두 분야로 해석가능한 동양최고의 고전이다.

주역의 관점에서 1에서 5까지는 만물을 만들어내는 수요, 6에서 10은 그
만물이 응용되어 형체를 이루는 수이다.

일단 1에서 5까지의 수가 만물의 기본이 됨을 알 수 있다.

홀짝의 관점에서 홀수는 불안정하여 움직이므로 양의 수, 혹은 하늘의 수를
배당받는다.

짝수는 이미 어울려 안정된 상태로 머물러 있으므로 음의 수 또는 땅의
수로 분류한다.

하늘을 숭배하는 인간의 기본성정은 1,3, 그리고 5를 우선적으로 선호하리
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3이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연유를 밝히는 순서다.

태극에 음과 양이 있어 3을 이루고,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있어 3을
이루고, 부모에 자식이 있어 3을 이루고, 선과 불의 사이에 유가 있어 3을
완성하였다.

천지인 삼재의 개념은 공자가 주역의 계사전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우주만물을 이루는 근본인 음양의 이치는 가장 근본적인 하늘의 도리(천도)
이며, 이를 이어 음양이 구체화된 것이 땅의 도리(지도), 그리고 이 천도와
지도 사이에서 생명체로서 자리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인도)라고 했다.

솥은 다리가 세 개 있어야 그 중심을 완전히 잡을 수 있다.

자연의 질서도 이렇듯 3이라는 추상적,실제적 완전수의 개념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