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계가 일본의 단기금리 인하에 따른 파장과 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일단 첫반응은 기대반.우려반이다.

기대감은 일본의 금리인하로 선진7개국(G7)에 금리인하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세계경제를 위기에서 구해낼 계기가 될수 있다는 희망에 차있다.

우려감은 금리인하가 일본경제 회복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채
엔화가치만 떨어뜨려 오히려 국제금융시장의 혼란만 몰고 올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시장의 반응=일본이 금리인하를 발표한 9일 런던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단번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런던에서는 전날보다 4엔이상 떨어진 달러당 1백37엔대로 내려갔다.

뉴욕에서는 한때 전일보다 6엔이나 빠진 1백38.25엔까지 낙하했다.

10일 도쿄시장에서는 엔화 하락세가 다소 약해지기는 했다.

일본증시에는 즉각 호재가 돼야하지만 오히려 0.6% 하락세로 마감했다.

아시아 각국의 증시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일본의 단기금리 인하가 일본경제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며 엔약세만 부추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에서 였다.

물론 은행들이 좀 더 값싸게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들의 금융비용도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금융권의 대출확대로 신용경색 현상도 다소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연금생활자와 이자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엔 소득이
감소해 오히려 소비를 줄일 수도 있다.

결국 금리인하의 경기자극 효과는 "상징적"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G7의 공조인하 가능성=다른 선진국들이 뒤따라서 금리를 내려줄 지가
최대 관심사다.

일본의 금리인하로 독일과 영국 미국등 다른 선진국들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곧바로 공동보조를 취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 나라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금리를 내려야
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은 아니어서다.

미국은 다른 경기지표들의 흐름을 더 지켜보겠다는 자세다.

영국은 10일 당분간 현행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못박았다.

내년부터 단일통화권에 들어가는 독일과 프랑스도 소극적인 입장이다.

유럽통화동맹(EMU) 11개 회원국간의 환율시스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캐나다도 금리인하보다는 환율방어가 급한
처지다.

따라서 세계경제위기가 더 심화되지 않는한 G7의 금리 조기인하는 기대
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엔화 전망=당분간 달러당 1백30-1백40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는
관측이 대세다.

일본의 금리인하는 엔화에 불리하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져 엔화자산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상실되는
탓이다.

이 점만 생각하면 엔화는 금방 140엔대로 추락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 국제상황에는 달러약세 요인도 적지 않다.

미국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잇고 경제자체도 불안하다.

여기에다 클린턴 대통령이 탄핵위기를 맞고 있는 점도 달러약세 요인이다.

이때문에 엔화가 금리인하로 떨어지긴 해도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엔화가 급락하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일본정부의 공언도 엔화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