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센터는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10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제2회 충무포럼을 개최했다.

충무포럼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의 모임이다.

"한국경제의 고뇌와 활로"를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민간의
자율을 중시하는 자유시장경제주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정리=권영설 기자 yskw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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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사회와 두뇌집단들 ]

공병호 < 자유기업센터 소장 >

어떤 사회든 구성원들이 자유주의를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번영의 길로 달려갈 수 없다.

정치원리가 경제원리를 압도하고, 재산권 침해가 예사로운 일로 자리잡는
사회는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서 자유주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사안별로 미묘한 입장 차이를 갖고 있지만 사적재산권을 중시하고, 개인적
책임의 원칙하에 열심히 살아갈려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유주의가 무엇
인가를 알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들은 자유주의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의 산업화를 주도했던 기업가들, 북한이란 체제에 맞서 싸웠던
반공주의자들, 산업화 과정에서 생활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중산층들,
자생적으로 생겨난 소수의 자유주의 지식인들은 모두는 자유주의가 이
사회의 시대정신으로 자리잡는데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힘을 모아서 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쥐어야 할 사람들은 누구인가.

영국과 미국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볼 때 시대정신의 중요성을 자각한
성공한 기업가들과 이들에게 시대정신의 확산을 도울 수 있는 소수의
지식인들 다시 말하면 "지성적 기업가(intellectural entrepreneur)"들이
이 일을 해야 한다.

자유주의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시대정신을 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몇가지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선 자유주의 이념의 확산을 위해 구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월등한 능력을 소유한 지식인들이라고 해도 조직적인 단체의 도움
없이 자유주의 이념의 확산이 불가능하다.

또 초기 단계에는 자유주의 이념에 동의하는 특정 기업가나 단체로부터
기부를 받지만 궁극적으로는 광범한 후원자들을 찾아내야 한다.

후원자들을 확보하고 특정 단체나 특정 개인에 대한 재정의존도를 낮춤
으로써 주장이나 의견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교수 저널리스트 소설가 극작가 기자 등 지식인들 가운데
자유주의 이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구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기성 세대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자유주의 이념의 교육과
계몽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자유주의가 시대정신으로 자리잡는데 실패한다면 한국 사회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나누어 먹을 것이 별반 없고 이익집단의 성장이 어렵고 저마다 살아가기가
바쁘기만 했던 과거에는 모두가 집단행동을 통해서 타인으로부터 뺏을 수
있는 것이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의 예산 규모도 늘어나고 그동안의 성장을 통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정치원리에 따른 조직적인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외에도 명분론이 강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한국 사람들의
성향을 미루어 보면 자유주의와는 거리가 동떨어진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