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센터는 한국경제신문과 공동으로 10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제2회 충무포럼을 개최했다.

충무포럼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의 모임이다.

"한국경제의 고뇌와 활로"를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민간의
자율을 중시하는 자유시장경제주의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정리=권영설 기자 yskw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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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한국경제 탈출구는 없는가 ]

전용덕 < 대구대 교수 / 무역학 >

한국 경제는 위기를 초래할만한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대부분 정부에 의해 초래됐다.

정부의 시장개입은 잘해야 문제를 지연시키거나 또는 장기적으로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다.

한 국가가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제를 유지하느냐 하는 것은 크게
세가지 명제로 귀착된다.

첫째는 얼마나 효율적인 정치를 갖느냐 하는 것이다.

둘째는 통화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자본주의의 발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을 갖고 지키느냐
하는 것이다.

한국에선 여러 논자들의 주장과 달리 시장은 실패하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위기에 처하지 않았다.

작금의 위기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실패이자 자본주의의 원리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자본주의가 정부 시민 지식인 등에 의해 왜곡되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
했다.

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일과 그러한 해결 방안을 어떻게 대과
없이 실천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실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은 대책에서 알 수 있듯이 해결방안 하나
하나가 지금까지의 사고와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도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위기시에 인간이 미래에 대하여 어떤 전망 또는 희망을 가지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해방 이후에 한국인이 이룩한 업적 특히 경제적 성취는 전세계 역사상
좀처럼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만큼 한국인은 적어도 외환 위기 전까지만 해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제적으로는 대단한 성취를 했다고 하겠다.

이 점에서 한국인은 현재의 위기로 인하여 너무 자신을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

한국인은 적절한 대책을 세우기만 한다면 과거와 유사한 찬란한 경제적
성취를 앞으로도 이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찌 보면 지금이 경제 위기를 잉태케 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하겠다.

다만 한 가지 염려스러운 점은 작금에 정부나 국제통화기금이 실천하고
있거나 제시하고 있거나 논의하고 있는 방안은 상당한 부분 단기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것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 점에서 정부나 국제통화기금의 한국 경제에 대한 프로그램을 하루 속히
시장 경제원리에 의거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급할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한국 경제를 위기로부터 구해낼 수 있는 것은 민간이지 정부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정부가 문제를 개선시킨 경우는 많지 않다.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민간의 자리
(self-interest) 또는 자기 동기(self-motivation)를 잘 발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야 한다.

어떤 정책이나 대책도 민간의 자율을 신장시켜주는 것이라야 효과적일 수
있다.

그렇게 할 때만이 위기에 강한 튼튼한 경제 구조를 실현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