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0대 샐러리맨과 30대 의사부인의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돼 "실락원 신드롬"까지 불러일으켰던
와다나베 주니치의 베스트셀러를 "한국판"으로 만든 작품.

장길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언론사 출판부장이었다가 한직으로 물러난 지우(이영하)는 우연한
기회에 문화센터에서 동양화를 가르치는 은교(심혜진)를 만난다.

처음부터 호감을 느낀 두사람은 주변사람들의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긴다.

이들은 서로의 육체를 탐하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사랑에 빠져든다.

가정과 직장마저 버리고 서로에게 집착하는 두사람.

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동반자살을
택한다.

정사도중 독극물을 탄 와인을 나눠 마시고 서로 부둥켜 안은채...

우리와 일본의 정서가 다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섬세한 감정묘사를 화면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해서일까.

영화만 봐선 두사람의 절망적인 선택에 공감하기 힘들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연상시키는 마지막 장면도 인상적인 영상을
기대한 관객들에겐 실망스럽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