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자사 고객들에게 은행주를 서둘러 팔도록 권유하는 등
국내은행간 합병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일 SG증권 서울지점은 모든 한국의 모든 은행주를 처분하라(Sell All
Korean Banks)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의 정태욱 서울지점장은 매도추천 배경에 대해 "지금 시급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딘플레밍증권 ABN암로증권 등 다른 외국계증권사들도 은행주에 대해
매도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올초만해도 외국인들은 국민은행을 소매
금융에 강점이 있는 은행으로 높이 평가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실한 대동은행과
장기은행을 합병하자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부실은행 떠넘기기와 인위적 합병으로 경쟁력있는 은행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동근 ABN암로증권 이사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의 부실채권과
주식평가손이 늘어날 것을 예상된다"며 "전세계적으로 금융주를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외국인 투자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들어 8백3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은행주는 집중 처분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8월부터 이날까지 국민은행을 1천4백3만주(지분율
7.52%)나 처분, 지분율을 39.14%에서 31.62%로 낮췄다.

또 신한은행을 6백13만주(지분율 4.74%) 매도한 것을 비롯해 <>주택은행
5백49만주(지분율 6.16%) <>상업은행 3백9만주(지분율 1.55%)를 팔았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