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원자력 발전이 시작된지 20년만에 "한국 표준형 원전"시대가
열렸다.

한국전력은 11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최초의 한국표준형 원전인 울진3호기 준공식과 울진 5.6호기 기공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 박태영 산업자원부 장관, 강인덕
통일부 장관, 김정길 행정자치부 장관, 강창희 과학기술부 장관, 장영식
한전사장과 지역주민들이 참석했다.

울진3호기는 설계와 건설을 국내업체들이 담당함으로써 원전기술 자립을
이룩한 첫 한국표준형원전으로 지난 92년 공사가 시작됐다.

종합관리와 시운전은 한전이, 종합설계는 한국전력기술이, 원자로및
터빈.발전기 제작은 한국중공업이, 시공은 동아건설과 한국중공업이 맡았다.

발전 설비용량이 1백만kW인 울진3호기 준공으로 국내 원전설비는 14기에
1천2백1만6천kW로 증가, 전체 발전설비의 27.8%를 차지하게 됐을 뿐만아니라
세계 7위의 원전설비 보유국으로 발돋움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치사에서 "울진 3호기의 준공으로 한국형 원전의
우수한 성능을 국내외에 입증할 수있게 되었고 나아가 우리의 원전기술이
남북한 협력을 더욱 증대시키는 매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원전기술의 자립을 계기로 한국표준형 원전을 해외시장에 내다파는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공사중인 한국표준형원전은 울진4.5.6, 영광5.6호등 5기다.

또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 신포에 건설중인 원전도
한국표준형원전이 채택됐다.

이날 기공식을 가진 울진 5.6호기는 각각 2004년과 2005년 준공예정으로
총 3조4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 울진3호기 준공의 의미 =최초의 한국 표준형 원전인 울진 3호기
준공으로 국내의 원전기술 자립도는 95%에 달하게 됐다.

한전은 "지난 78년 최초 원전인 고리1호기가 가동된지 20년만에
기술자립을 이뤄 국산원전을 건설하게 됐다"며 "연간 2억달러 가량 유류
수입대체 효과와 원전기술 수출기반을 구축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인의 체형에 맞게돼있어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발주하는 원전
프로젝트 경쟁때 미국 캐나다등 원전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게
한전의 설명이다.

한전은 또 환경전문가들이 참여해 환경친화적인 설계를 했으며 비상디젤
발전기를 갖추고 안전감압장치를 설치하는등 안전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 한국표준형 원전이란 =우리의 자체 기술로 건설한 원전으로 원자로형은
경수로, 전기출력은 1백만kW급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

안전성과 운영편의성을 높여 후속 원전을 계속 건설함으로써 북한
신포의 원전은 물론 해외 수출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한국
고유의 원전 모델이다.

정부는 미국 프랑스 캐나다로부터 일괄,또는 분할 수주 방식으로 구입해
오던 원전을 국산화하기 위해 한국 표준형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84년 원전 기술자립 촉진대책에 따라 장기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국 표준형 개발사업이 본격화 된것은 영광 3,4호기 건설 때부터다.

여기서 축적한 기술기반을 토대로 국내외 연구기관의 연구결과와
표준화된 설계 개선사항을 반영, 한국 표준형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한국 표준형 모델이 최초로 적용돼 건설된 원전이 바로 11일 준공된
울진 3호기다.

한전은 한국 표준형 원전 운영이 동양인에게 맞는다는 점을 활용해
북한 신포등을 비롯 중국등 아시아지역에 기술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